백제의 기와·수막새, 백제인 조각예술의 집대성

[최종태 교수의 백제의 미를 찾아서 - 14 백제의 기와·수막새]

2018-07-03 00:00       충청투데이 cctoday@cctoday.co.kr
[최종태 교수의 백제의 미를 찾아서 - 14 백제의 기와·수막새]
웅진 천도이후 수막새 사용, 우아하고 청초한 감정 표현, 경이로운 볼륨과 선의 미

▲ 연꽃무늬 수막새.
백제. 연꽃무늬의 수막새. 지름 14.5㎝. 부여능산리사지출토. 웅진시기(475~538). 부여박물관 수막새는 처마 끝을 장식하는 기와로 왕궁이나 사찰 등 주요 건물에 사용하였다. 백제가 웅진으로 천도한 이후부터 수막새를 사용하였는데 고구려와 신라와 비교할 때 그 세련되고 온화한 부드러움이 형태로서 높이 평가되고 있다.

백제의 연꽃무늬 수막새 기와는 조각예술로 보아서도 그 기술과 미적품격이 절정에 달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스의 릴리프조각들도 백제의 볼륨(量感)에는 못따라올만치 그렇게 우수한 솜씨인 것이다. 신비롭다할 만큼 우아하고 청초한 감정을 잘 표현하고 있다. 사람의 손으로 만들었다는 흔적이 전혀 보이질 않는다. 저절로 그렇게 되어져 나온 것처럼 만들었으니 오직 감탄할 따름이다. 세계의 미술사를 다 뒤져 보아도 그렇게 예쁘고 절묘한 불륨은 아마도 찾아보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된다. 연꽃무늬의 수막새 안에는 옛날 백제인의 조각솜씨가 압축되어 다 들어있다. 금동미륵반가상도 백제의 기와 예술로 해석이 가능하다는 말이다. 볼륨에서 선이 나오는 것이다. 백제의 미는 선의 미이다. 그 볼륨과 그 선은 어디서 나온 것일까.

계룡산 서편 상도리(上道里) 언덕에서 황산벌이 어디인가 가늠하여 바라보는데 벌판은 끝이 없고 낮은 산들이 가득히 누워서 가늘고 여린 곡선들을 그려내고 있었다. 겹치고 또 겹치고 열 몇 겹으로 겹치면서 안개구름과 함께 선들의 잔치가 펼쳐지고 있었다. 백제의 아름다움이 저 자연에서 나온 것이었다. 첩첩으로 그려내는 그 선들의 향연으로하여 내가 잠시 세속의 시름을 잊는다.

백제 사람들은 아름다운 기와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벽돌을 만들었는데 그 중에서도 산수산경무늬 벽돌(山水山景文塼) 산수봉화무늬 벽돌(山水鳳凰文塼) 등은 한국미술사에서도 높이 인정되고 있는 바이며 그 흙 다루는 솜씨는 인간의 손으로 해 낼 수 있는 최고의 경지를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지붕을 이는 기와에다 벽과 바닥에 붙이는 벽돌에다 저토록 최고의 정성을 다한 옛 선조들의 마음을 읽어 그 후손됨을 백번 자랑으로 여길 것 이다. <서울대명예교수·대한민국예술원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