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렸다 줄였다’…충북도의회 졸속 예산심사

2018-09-13 00:00       김용언 기자 whenikiss@cctoday.co.kr
상임위 전액삭감 예결위 부활…현안파악 급급 질낮은 질의도
의원 전문성 부족…곳곳 허점

▲ 사진 = 충청투데이 DB
충북도의회의 오락가락 예산 심사가 도마에 올랐다. 지역 주요 현안 사업 예산을 삭감하거나 상임위원회 의결을 뒤집는 결정이 잇따르는 등 구설을 자초하고 있다.

도의회는 오는 18일까지 충북도와 충북도교육청이 제출한 ‘2018년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을 심사하고 있다. 11대 의회 개원 후 처음으로 예산 심사 칼자루를 쥔 의원들에게 걸린 기대와 달리 곳곳에서 허점이 드러나고 있다.

도의회 건설환경소방위원회는 지난 7일 소관 추경안을 심사하면서 오송 지하차도 개설공사(6억원)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도 담당부서가 청주시와 사업비 분담 비율을 명확하게 결정하지 않았다는 게 삭감 이유였다.

하지만 이 지하차도는 출·퇴근길 심각한 병목현상이 일어나는 곳이다. 주요 현안 사업으로 지목돼 현재 행정안전부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 의뢰 등 행정 절차가 진행 중이다.

비난의 화살은 곧장 도의회 상임위로 향했다. KTX오송역 활성화 등을 위해 꼭 필요한 일로 제때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반론이었다.

상임위를 넘어서지 못한 이 예산은 결국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부활했다. 사업 시급성이 인정돼 관련 예산을 통과시켰다는 게 예결위의 설명이다.

이를 두고 의원들의 전문성 부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부족한 현장 경험 때문에 예산 편성에 대한 정확한 문제 제기를 할 수 없다는 자조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예산 필요성과 시급성 등을 따지지 못한 채 사업 현황 파악에 급급한 ‘질 낮은 질의’가 빈번하다는 의회 안팎의 전언도 있다.

반대로 상임위에서 문제가 지적된 예산이 다수결 원칙으로 예결위에서 의결되기도 한다.

집행부가 소위 ‘끼워넣기’ 방식으로 추경안에 반영한 이시종 지사의 관용차량 구입비는 상임위 심사에서 의원 간 논쟁이 벌어졌지만 원안대로 통과했다.

상임위 의견이 예결위에서 무시당했다는 비판이 따르는 이유다. 상임위가 의결한 내용을 예결위가 뒤집어 버리는 것은 도의회 스스로 상임위 활동을 부정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선심성 예산 심사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청주공항 인근 크리스마스 트리 설치비(3000만원)와 이 지사의 선거 공약인 충북자치연수원 북부권 이전 타당성 조사 용역비(2억원)는 결국 예결위에서 전액 삭감됐다. 하지만 이 예산은 별다른 어려움 없이 상임위 문턱을 넘어섰던 사업들이다.

예결위 소속의 한 도의원은 “의욕 넘치는 일부 의원들의 상임위 활동에서 빚어진 혼란”이라며 “정확하고 심도있는 예산 심사 필요성을 항상 염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여당 중심의 도의회가 집행부 ‘거수기’ 역할을 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 됐다”며 “여야를 떠나 객관적인 기준에 근거, 예산 심사에 임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용언 기자 whenikiss@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