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교통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특정한 도로가 있다. 공포의 도로로 불리는 청주 명암~산성도로 같은 곳이다. 지난 2009년 11월 개통된 이 도로에서 지금까지 40여건의 사고가 발생해 2명이 숨지고 70여명이 부상을 입었다. 지난해 8월에는 1주일 사이에 3차례나 화물차 전도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교통사고가 빈발하자 당국은 대형 화물차 통행을 통제하는 조처를 취했다. 이런 도로가 전국에 수두룩하다.


같은 장소에서 교통사고가 반복적으로 일어난다면 분명 원인이 있을 거다. 그 원인을 파악해 적절히 대처하면 사고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국민안전처의 '교통사고 잦은 곳 개선사업'이 이를 증명해주고 있다. 이 사업을 통해 사망자수는 무려 59.3%, 교통사고 발생 건수는 36.8%나 줄었다고 한다. 교통사고 잦은 곳 개선사업을 완료한 201곳에 대해 개선 전 3년간의 평균과 개선 후 1년간의 데이터를 비교한 결과다.

도로를 주행하다보면 '교통사고 다발지역'이라고 씌어있는 표지판을 목격할 수 있다. 바로 이 지점이 교통사고 잦은 곳 개선사업 대상으로 특·광역시는 연간 5건 이상, 시·도는 3건 이상 교통사고가 발생한 장소다. 사업 시행 전인 2011~2013년에는 연간 평균 교통사고 사망자가 52명이었으나 사업 시행 후인 2015년에는 21명으로 감소했다. 교통사고 발생건수 또한 개선 전 2116건에서 개선 후 1338건으로 대폭 줄었다.

실례로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올리브상가 앞 교차로의 경우 연간 8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했지만 교통사고 잦은 곳 개선사업 이후 사고가 2건으로 감소했다. 이 구간은 과속과 교차로에 대한 시인성 부족이 사고유발 요인으로 꼽혔다. 전방신호기를 설치하고 횡단보도를 이설하는 것만으로 사고가 크게 줄었다. 시설 개선에 들어간 비용을 상계하고도 남음이 있다.

교통사고 유발 요인은 다양하다. 무엇보다 운전자의 부주의 등 인적요인이 크다고 하겠다. 하지만 안전시설물 미흡, 선형 불안정과 같은 도로환경 요인을 간과할 수 없다. 이런 곳에서는 사고가 반복적으로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사고 다발 지점을 파악해 교통사고 잦은 곳 개선사업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전방에 안전운전을 알리는 표지판을 본 운전자들은 경각심을 갖게 돼 있다. 안전운전에 조금이라고 영향을 미치는 교통시설물은 정비해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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