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주영 한밭국악회 신임 이사장
임원 80%가량 50~60대서 30대로 낮춰
지자체 공모도 적극 참여, 활동 폭 확대
22회 한밭국악전국대회 성공적 마무리
국악인 등용문 역할, 톡톡히 해나가겠다

▲ 오주영 한밭국악회 신임 이사장은 19일 "(한밭국악전국대회를)한밭을 넘어 대한민국 1등가는 브랜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홍서윤 기자
우리나라 전통음악 ‘국악(國樂)’에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지난 2월 취임한 오주영(34) 사단법인 한밭국악회 이사장이 서 있다.

다른 분야보다 고연령화가 심각한 지역 국악계에 젊은 피, 오 이사장의 등장은 반가운 행보다. 30대의 나이로 국악단체 대표를 맡은 것은 전국에서도 드문데다 개인의 이력을 봤을 때도 국악계에서 그는 흔치 않은 케이스다.

대전대 총학생회장을 두차례나 역임한 오 이사장은 현재 모델에이전시를 주업으로 하면서 대전시 세팍타크로협회 회장, 대전청년포럼 대표회장, 이모셔플래닝 협동조합 이사장, 대전국제교류문화원 이사 등 수많은 이력들로 명함을 빼곡하게 채우고 있다.

그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어려서부터 관심이 있었던 국악 분야에서도 자신의 영역을 넓히기 시작해 20대 때는 입춤 전수장학생으로 공부했으며 판소리 고법을 배우러 전국으로 다니기도 했다. 27세의 나이에 이사로 등극한 오 이사장은 젊은 열정과 능력을 인정받은 덕에 7년 만에 이사장 자리에까지 오르게 됐다.

그는 “누군가가 만들어놓은 대로 따라가는 게 아니라 주도적으로 발전을 위해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고 제도화시킬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싶었다”며 “국악의 전통을 지켜나가면서 대중의 관심을 끌어낼 만한 젊은층의 아이디어를 새롭게 불어넣을 것”이라고 말했다.

젊은 피가 불러오는 변화의 바람은 한밭국악회 곳곳에서 느껴지고 있다. 한밭국악회 임원 80%가량이 기존 50~60대에서 30대로 대폭 낮아진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젊어진 국악회는 정부나 지자체의 공모사업도 적극적으로 신청해 이전 대비 활동의 폭을 크게 넓혀가고 있다.

그는 “국악은 나이 들고 고리타분하다는 이미지가 강한데 그렇다고 젊은 사람들이 관심을 안 가지면 자칫 우리 전통이 소멸될 우려가 크다”며 “비국악인이면서도 젊은층들에 문턱을 낮춰 적극적으로 국악을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 이사장은 최근 취임 후 처음으로 맞는 한밭국악회 대표 행사인 제22회 한밭국악전국대회도 무사히 잘 치러냈다. 한밭국악전국대회는 전통무용 중 유일하게 대통령상이 수여될만큼 권위와 전통을 자랑한다. 그는 이사장으로서 대회를 처음 이끌면서 수백명의 참가자들의 열띤 경쟁 속에 대회를 성공적으로 마쳤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또 올해 대회 수상자에는 러시아에서 전통춤 공연을 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해 그동안 숙원사업이었던 세계 무대 진출을 이뤄낸 공을 인정받았다.

오 이사장은 더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실내 공연을 벗어나 이번 대회에서부터 엑스포시민광장 등에 야외 무대를 마련했으며 또 국악에 관심없는 세대의 눈길을 잡으려 대중가수를 섭외하는 파격도 마다치 않으면서 적극적으로 대중들에 더 한걸음 다가갔다.

그는 “한밭국악전국대회는 전주대사습놀이, 남원춘향제 등 이미 이름난 전국 유수의 대회들과 어깨를 견줄 수 있는 대회라는 데 자긍심이 있다”며 “대회를 더 발전시키고 키워나가 한밭을 넘어 대한민국 1등가는 브랜드로 만들고 싶다. 또 이 대회가 국악인으로 활동하는 데 큰 자산이 될 수 있도록 등용문으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해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오 이사장은 앞으로 전통을 보존하면서도 더 많은 접점을 찾아나가기 위한 국악의 변화와 발전을 모색해나갈 계획이다. 국악강좌 등도 다채롭게 마련해 한밭국악회가 처음 만들어진 목표였던 국악 전승보급 활동에도 다시 한번 주력해나갈 방침이다.

그는 “국악의 불모지라 불렸던 대전에서 이렇게 완벽에 가까운 국악회와 전국대회를 만드는 데 애써주신 많은 분들에 감사를 드린다”며 “명예로운 시간과 발자취로 남을 수 있도록 좋은 전통을 더 화려하게 디자인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홍서윤 기자 classic@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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