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예정됐지만 내달 중하순으로, 일정·지침 실려 일명 ‘평가대비서’
정부·장관 변경돼 절차 늦어진 듯, 시간 촉박·정책 대변혁에 불안감

이달로 예정됐던 대학 구조개혁평가 편람 발표가 늦어지면서 대학들의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당장 내년 초로 다가온 평가가 대변혁을 갖는다거나 새 정부가 평가 자체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다양한 예측이 제기되고 있다. 19일 교육부에 따르면 이달 발표 예정인 2주기 대학 구조개혁평가 편람 공개가 내달 중하순으로 늦춰졌다. 편람은 대학 구조개혁평가 일정·평가 지침·평가 지표 구체화한 것으로 대학들은 ‘평가대비서’로 부르고 있다. 편람 공개가 늦어지면 대학들은 대비 시간이 그만큼 짧아져 제대로 된 평가를 받을 수 없다고 하소연 하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편람은 당초 이달 중 공개될 예정이었지만 정부가 새로 들어서고 주무 장관이 새로 인선되면서 내달 중하순은 돼야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며 “굵직한 평가 지표·일정은 내부에서 정했지만 세부 평가지표와 지침을 정하려면 대학들의 의견수렴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충청권 대학들은 평가 편람 공개 지각 사태가 대학 정책의 대변혁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새 정부의 공식 발표는 없었지만 김상곤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그동안 주장해 온 대학정책이 이전과 판이하게 다르기 때문이다. 대학 구조개혁평가와 재정지원사업의 연계 차단, 공영형 사립대, 거점 국립대 지원확대 등이 그것이다.

특히 대학들은 각종 재정지원사업이 사시사철 이어지면서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또 기존 대학 구조개혁평가를 폐지하고 대학 기관인증평가로 일원화하자는 움직임도 예전부터 일고 있다. 대학 정책 기조가 변화가 감지되면서 대학 구조개혁을 추진하는 구조개혁위원회도 소강상태다.

한 대학 구조개혁위원은 “아직까지 평가 편람에 대한 이야기가 구조개혁위원회에서 논의되지 않고 있는게 사실”이라며 “정부가 공영형 사립대나 재정지원사업 재편 논의에 착수할 것으로 보여 공개가 늦어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당장 내년 평가를 준비하던 충청권 대학들은 어떤 지표를 관리해야 할 지 아리송한 실정이다.

취업률, 지역연계, 학생충원율 등 기초 지표를 발표했지만 어느 정도 수준이 돼야 한다는 식의 세부적 사항은 나오지 않고 있다.

대전지역 한 대학 관계자는 “편람이 내달 중하순에 나오면 수시모집, 2학기 학사일정과 겹치면서 대학가에 혼란이 가중될 전망이다”라며 “정부가 개혁의 칼날을 휘두르기 보다 지원에 초점을 맞추고 대학의 입장에서 정책을 결정하는 모습을 보여 불안감을 줄여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형규 기자 hk@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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