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응규 충남도의원
[투데이춘추]

지난해 세계 주요국가 지도자들이 참가한 다보스포럼에서 가장 중요한 토론 과제는 4차 산업혁명이었다.

돌이켜보면 1차 산업혁명은 물과 증기의 힘을 이용한 기계화의 완성이었다. 2차 산업혁명은 전기 에너지를 이용해 대량 생산체제를 가능하게 했고, 3차 산업혁명에서는 정보기술과 전기기술을 이용해 생산과정을 자동화했다. 4차 산업혁명은 디지털산업과 바이오기술을 상호 융합해 지금과 전혀 다른 세상을 만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과연 농업은 어떤 모습으로 변모하게 될 것인가? 우선 디지털 산업과 바이오기술의 융합을 통해 그동안 날씨 등의 자연 환경에 순응할 수밖에 없었던 농업환경이 전반적으로 바뀌게 될 것이다. 농산품에 맞추어 자연환경을 제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소비자 맞춤형, 심지어는 개인 소비자 맞춤형 농산물을 생산할 수도 있을 것이다.

더욱이 현재의 과다한 유통비용이 거의 사라지는 새로운 형태의 시장이 탄생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는 노동·토지·자본이라는 전통적인 농업 생산성 요소를 기술로 대체하게 된다는 의미가 되는 것이다.

이미 농촌에서도 인공지능 기술이 가미된 스마트 팜이 실용화되어 농업의 근본적인 생산체계를 바꾸어 가고 있다. 우리가 그동안 인식하고 있던 농업은 토양에서 농작물을 재배하고 수확하는 것으로서 생산량은 기술보다는 경지면적에 더 크게 좌우되는 산업이었다. 그러나 시설재배와 스마트 팜을 결합함으로써 새로운 생산 혁명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시설재배는 더 이상 기후조건에 영향을 받지 않게 되었고, 수경재배 기술은 토양의 생산성에만 의지하는 한계를 뛰어 넘을 수 있게 되었다. 인공지능과 농업용 로봇의 결합은 주어진 제약 조건을 뛰어넘는 것은 물론 시장의 상황에 맞추어 생육 속도를 조절하는 것도 가능하게 되었다. 우리 농업인들도 4차 산업혁명의 시대를 맞아 제조업 등 타 산업으로부터 소외됨 없이 편익을 누릴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대처하되, 농업을 단지 먹거리 생산을 위한 수단이나 장소로서가 아니라 오히려 아름다운 경관과 풍요로운 삶을 제공하는 일터이자 새로운 삶터로서의 공간으로 인식을 전환 할 필요가 있다. 또한 농업환경을 제어할 수 있는 공학적 기술 등을 습득하기 위해 끊임없이 학습하여야 할 것이다. 이러한 격변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우리 농업인들이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전기가 발명된 뒤에도 양초는 사라지지 않았고, 컴퓨터와 스마트폰의 확산에도 여전히 종이와 연필의 인기가 높다는 점이다. 따라서 농업인들의 뜨거운 정서적 교감으로 탄생된 전통적 농산물은 단순한 농산품을 뛰어 넘는 시대의 문화로 진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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