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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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해공을 넘나드는 방대한 스케일의 전투, 정신없이 때려 부수는 변신로봇 액션의 짜릿함, 화려하고 정교한 CG(컴퓨터그래픽).

마이클 베이 감독의 '트랜스포머'는 2007년 1편이 나온 이래 2014년까지 4편의 시리즈가 제작되면서 국내에서 총 2천800만 관객을 동원한 흥행작이다. 섬세한 CG를 바탕으로 변신로봇들이 펼치는 화려한 액션을 스크린 위에 구현해 내 관객의 눈을 사로잡아왔다. 하지만 볼거리에만 치중한 나머지 빈약하고 개연성 없는 이야기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해 혹평에 시달리기도 했다.

시리즈 탄생 10주년을 맞아 나온 5탄 '트랜스포머:최후의 기사'는 시리즈 사상 최고액인 3천억 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만큼 압도적인 스케일의 액션과 화려한 볼거리로 무장했다. 하지만 산만하고 헐거운 이야기 구조는 여전하다. 정신없이 때려 부수는 액션 속에 이야기의 흐름도 산산조각 난 느낌이다.

이번 5편에서는 트랜스포머가 인간과 함께해 온 역사를 설명하기 위해 1천6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전쟁 중이던 켈트족의 마법사 멀린은 지구에 불시착한 로봇 기사의 도움을 받아 전쟁을 승리로 이끌고 로봇으로부터 그들의 힘이 담긴 마법 지팡이를 건네받는다. 앤서니 홉킨스가 이 마법 지팡이와 고대 트랜스포머의 비밀을 지켜 온 비밀조직 윗위키단의 후손 에드먼드 버튼 경으로 등장한다.

아서왕의 전설을 차용한 트랜스포머의 역사와 함께 인간의 편이었던 트랜스포머 '옵티머스 프라임'이 겪는 정체성 변화가 이야기의 큰 축을 이룬다.

폐허가 된 고향 행성인 사이버트론을 찾아간 옵티머스 프라임은 자신을 만든 창조주의 세뇌를 받아 순식간에 변심한다. 그가 사이버트론을 되살리기 위해 지구에 있는 마법 지팡이를 찾아 나서면서 인간과 대립 관계에 놓이고 오랜 동료인 범블비와도 갈등을 겪게 된다.

이야기가 중세시대로까지 확장된 만큼 로봇 액션의 무대도 한층 넓어졌다. 영국의 유서 깊은 유적지 스톤헨지, 윈스턴 처칠이 머물렀던 블레넘 궁전, 영국 총리가 거주하는 다우닝 스트리트, 미국의 디트로이트, 애리조나, 아프리카 대륙의 나미비아에 이르기까지 지구 곳곳을 누비며 지상뿐 아니라 해저와 우주까지 오가는 광활한 육해공 액션이 쉴새 없이 펼쳐진다. 영화 전체의 98%를 아이맥스 3D 카메라로 촬영했기 때문에 아이맥스 3D관에서 보면 압도적인 액션의 묘미를 한층 더 느낄 수 있을 듯하다.

새로운 캐릭터들도 등장한다.

마크 월버그가 전편에 이어 정의로운 오토봇 군단에 힘을 실어주는 케이드 예거로 출연하고, 로라 하드독이 케이드 예거를 돕는 역사학자 비비안 웸블리로 합류했다. 앤서니 홉킨스가 마법 지팡이의 비밀을 지켜온 에드먼드 버튼 경으로 출연해 케이드 예거와 비비안 웸블리를 지구를 구하는 영웅으로 만든다.

역사학자 비비안 웸블리를 보호하는 임무를 지닌 '핫로드', 작은 체구에 유머 감각을 자랑하는 에드먼드 버튼 경의 집사 로봇 '코그맨', 앙증맞고 귀여운 '스퀵스' 등 새로운 로봇 캐릭터들도 눈길을 끈다.

마이클 베이 감독은 전편들에서 혹평의 대상이 됐던 스토리를 강화하기 위해 '어벤져스'의 각본을 맡은 자크 펜, '아이언맨'의 아트 마컴과 맷 홀로웨이, '블랙 호크 다운'의 켄 놀란,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의 제프 핑크너, '뷰티풀 마인드'의 아키바 골즈먼 등 12명의 작가를 불러들였다고 한다.

덕분에 아서왕의 전설까지 차용해가며 중세부터 현재까지를 아우르는 이야기로 규모가 확장됐지만, 이들의 다양한 아이디어를 한 줄기로 꿰어내는 데에는 실패한 것 같다.

닥치는 대로 때려 부수는 액션 장면들은 시원함과 짜릿함을 선사하지만, 적군과 아군을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정신없이 흘러가면서 그다지 긴장감은 유발하지 못한다. 그 와중에 이야기 흐름은 따라가기 힘들 정도로 산만해졌다. 때때로 등장하는 유머들은 헛웃음을 짓게 하는 경우가 많고, 케이드 예거와 비비안 웸블리의 멜로도 생뚱맞게 느껴진다.

하지만 전작의 약점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한 이번 5편도 흥행에는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개봉일인 21일 오전 10시 현재 '트랜스포머:최후의 기사'의 예매 점유율(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기준)은 65.5%, 예매관객 수는 12만3천여명으로 1위를 독주하고 있다.hisun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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