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댐 저수율 9% 역대 최악
7~8월 강수량도 많지 않을듯
서북부 제한급수 현실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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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뭄이 지속되고 있는 21일 충남 예산 예당저수지가 메마른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연합뉴스
충남지역이 연일 최악의 가뭄을 갱신하고 있는 가운데, 지역민의 ‘먹는 물’ 마저 제한될 위기에 처했다. 충남 서북부지역 주상수원인 보령댐에 금강물을 지속 충당하고 있음에도, 저수율이 연일 최악의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22일 충남도에 따르면 최근 1년 간(지난해 6월 19일~지난 18일) 충남지역 누적 강수량은 849.2㎜로, 평년 1280.5㎜의 66.2% 수준에 그쳤다. 특히 올해 누적 강수량은 167.7㎜로, 평년 338.8㎜의 49.2% 수준으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보령댐의 저수율은 9%로 역대 최악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이다.

문제는 이달 강수량이 평년 대비 적을것으로 전망되고 있고, 7~8월에도 평년과 비슷하거나 적을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보령댐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이 경우 현재 ‘경계단계’인 보령댐이 ‘심각단계’로 격상돼, 생활용수 제한급수가 불가피해진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이날 가뭄대책 브리핑에서 “급수제한이야 현재같은 가뭄이라면 어쩔수 없는 일”이라며 “지금 이 상태로 가게되면 국가적으로 큰 위기이며, (7~8월)급수제한을 취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같은 입장은 보령댐~금강 도수로 가동 및 다각적인 가뭄대책으로 보령댐 제한급수만은 면하겠다던 당초 입장과 배치된다.

지난 3월 16일 가뭄대책 브리핑에서 도 관계자는 "보령댐의 저수율이 15.4%까지 낮아졌음에도 보험개념의 금강~보령댐 도수로가 있기에 용수공급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2015~2016년 당시 실시했던 제한급수는 올해 실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비친 바 있다.

하지만 제한급수가 현실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충남 서북부지역의 피해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2015년 제한급수 시행 당시 평소보다 20%씩 물 공급량이 줄었고, 물탱크에 물을 받아 뒀다 쓰는 아파트는 매일 물 사용량이 통제되기도 했다. 충남 홍성에 사는 복모(57·여) 씨는 “지난 가뭄 당시 제한급수가 시행돼 격일제로 물을 받아놓고 쓰느라 고생이 많았다”며 “(도가) 도수로 가동 등 다양한 대책을 추진해 제한급수는 없다는 입장에서 ‘어쩔수 없는 일’이라며 제한급수를 한다는 입장으로 선회하면 결국 도민들이 피해를 보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한편 도는 보령댐~금강 도수로 이용 시 발생하는 ‘물이용부담금’에 대해서는 도민에게 부담시키지 않겠다는 입장을 확실히 했다. 지난 3월부터 사용한 금강물의 물이용부담금은 지난달부터 각 시·군 수도요금에 반영돼, 현재 지역민이 부담하고 있다.

이날 브리핑에 참석한 도 관계자는 “(물이용부담금을)주민에게 부담시키지 않는 것이 (도의)기본 입장”이라며 “비용은 수공이 1차적으로 부담하고 안될 경우 시·군에서 부담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고 말했다.

김명석 기자 hikms123@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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