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자들 제치며 순항…막판 뒷심도 여전

▲ 박태환. [연합뉴스 자료사진]
▲ 박태환. [연합뉴스 자료사진]
6년 만에 월드 챔피언 자리를 되찾으려는 박태환(28·인천시청)이 다시 한 번 자신감을 키웠다.

박태환은 24일(이하 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의 스타디오 델 누오토에서 열린 세테 콜리 국제수영대회 이틀째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에서 1분46초89의 기록으로 우승했다.

전날 남자 자유형 400m 결승에서 3분44초54의 기록으로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주 종목에서 거푸 정상에 올라 2관왕이 됐다.

박태환에게 이번 대회는 다음 달 14일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개막하는 2017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선수권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이다.

박태환은 지난 2월 중순 호주 시드니로 떠나 본격적으로 세계대회를 준비했다. 훈련 시작이 경쟁자들에 비해 늦은 감은 있었지만 박태환은 빠르게 제 페이스를 찾아갔다.

호주 전훈을 하다가 세계선수권대회 출전 자격을 얻기 위해 지난달 출전한 미국 애틀랜타 아레나 프로 스윔 시리즈에서는 자유형 200m·400m·1,500m에서 우승해 3관왕에 올랐다. 결승은 뛰지 않은 자유형 100m까지 네 종목에서 세계대회 출전을 위한 기준기록을 가볍게 통과했다.

박태환은 전훈을 마치고 지난 15일 잠시 귀국했다가 사흘 뒤인 18일 다시 로마로 떠나 시차 적응 등을 겸한 세계대회 마지막 준비를 하고 있다.

그러면서 실전감각 유지를 위해 이번 로마대회에 출전했다.

박태환은 자유형 400m 결승에서 가브리엘 데티(이탈리아·3분45초88)와 맥 호튼(호주·3분47초58) 등을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했다.

호튼은 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이 종목 금메달리스트다. 데티도 당시 동메달을 획득한 세계 정상급 선수다.

박태환은 리우 올림픽에 우여곡절 끝에 출전했지만 자유형 400m는 물론 자유형 100m와 200m에서 모두 예선 탈락하고 자유형 1,500m는 아예 출전을 포기한 채 일찌감치 귀국길에 올랐다.

박태환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자신은 뛰지 못한 리우 올림픽 남자 자유형 400m 결승 경기 영상을 많이 본다면서 "당시 누구 하나 자기 레이스를 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해볼 만한 경기이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 자신감이 세계대회를 앞두고 치른 모의고사 성격의 이번 로마대회에서 고스란히 배어 나오고 있다.

박태환은 자유형 200m 결승에서는 영국의 그레잉거 니콜라스(1분48초30), 스콧 던컨(1분48초47) 등에 앞서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었다.

150m 구간까지는 던컨의 뒤를 쫓다가 마지막 50m 구간에서 26초02를 기록하며 27초대에 그친 경쟁자들을 제쳤다. 던컨은 올해 세계랭킹 3위 기록(1분45초80)을 가진 선수다.

박태환의 이날 기록은 지난달 아레나 프로스윔 시리즈 대회에서 작성한 기록 1분46초71(올해 세계랭킹 6위)에는 0.18초 뒤졌다. 하지만 특유의 막판 스퍼트 능력 등은 여전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박태환의 경쟁자 중 하나로 올 시즌 세계랭킹 2위 기록(1분45초55)을 가진 제임스 가이(영국)는 예선에서 부진으로 9∼16위 선수가 겨루는 B파이널로 밀려났다.hosu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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