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교세포 등 뇌 부위 6곳 염증 수치 정상인보다 32% 높아

▲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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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신경 질환인 강박성 신경증(OCD)이 뇌 속 염증과 관련된 질환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는 그동안 상당 부분 베일에 가려져 있던 OCD의 원인을 더 잘 파악하고 새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획기적 성과로 평가된다.

OCD는 강박성 인격장애라고도 하며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강박감과 충동 때문에 불안감과 우울감에 빠지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 의미 없는 특정 행동과 생각에 과도하게 집착하는 행동을 반복하는 일종의 정신장애다.

예컨대 손이 깨끗한데도 계속 손을 씻거나, 출입문이 닫혀있는지를 자주 확인한다거나, 성적 금기에 집착한다거나, 공격적 생각에 사로잡힌다거나 하는 것들이 OCD 환자의 전형적 증상이다.

전체 인구의 약 1%가 앓는 OCD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많다. 대화를 통한 정신행동치료와 세로토닌재흡수억제제 등의 약물 투여로도 증상 개선이나 치료가 되지 않은 환자가 많다.

캐나다 '중독 및 정신건강센터'의 제프리 마이어 박사팀은 OCD환자 20명과 정상인 20명을 대상으로 양전자 방사 단층 촬영기(PET)를 이용해 뇌 각 부위의 상태를 비교 관찰했다.

그 결과 안와전두피질, 전방대상피질 등 OCD 발병에 중요 역할을 하는 뇌 부위 5곳의 신경교세포 염증 수치가 OCD 환자의 경우 정상인보다 32%나 높았다

신경교세포는 혈관과 신경세포 사이에 위치하여 신경세포의 지지, 영양 공급, 노폐물 제거, 식세포 작용 등을 담당하는데 염증이 있으면 활발해진다.

염증은 인체가 바이러스 등 외부 침입자에 감염되거나 부상했을 때 나타나는 신체 반응인데 자연스러운 자가 치유과정이기도 하지만 지나칠 경우 여러 질병을 유발하는 역할도 한다.

마이어 박사는 "이번 연구에서 발견한 사실은 염증과 OCD 간에 강력한 상관관계가 있으며, 특히 OCD 환자에게서는 특정 뇌 부위들의 기능이 정상인과 다르게 작동한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뇌 각 부위 염증에 영향을 주는 특정 요인들을 밝혀내야 한다"면서 "이후 염증의 해로운 측면을 줄이고 도움이 되는 영향을 늘리는 방법으로 OCD를 훨씬 더 빨리 치료할 새 방법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의학협회(JAMA) 학술지 'JAMA 정신과학'에 21일 실렸다.choib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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