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무료급식소에 쌀 기부
46년간 불우이웃 봉사 실천

▲ 홍수영 천안시자원봉사회장을 비롯한 회원들이 25일 천사무료급식소에 쌀 100포대를 기부했다. 이날 전달된 쌀은 서울과 대전, 대구 등지의 급식소를 통해 어려운 이웃의 배를 채우는데 활용될 예정이다. 이재범 기자
“쌀이 차고 넘친다고는 해도 한쪽에서는 밥 굶는 사람이 아직 많은 것이 현실입니다. 보릿고개를 잊지말자는 의미에서 예년보다 일찍 기부를 하게 됐습니다.”

‘2016년 국민추천포상’의 대통령 표창 수상자인 홍수영(76·성환읍 대홍리) 천안시자원봉사회장은 25일 쌀 100포대를 기부하는 배경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홍 회장과 자원봉사회원들이 십시일반 마음을 모아 마련한 쌀은 ‘천사무료급식소’를 통해 전국 각지 어려운 이웃의 허기진 배를 채우는데 활용될 예정이다.

현재 홍 회장은 ‘사단법인 국가원로회의’ 위원을 맡고 있다. 그는 국가원로로써 급식소를 찾는 이들이 부족함 없이 밥을 먹을 수 있는데 도움을 주고자 기부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홍 회장이 이처럼 보육원이나 무료급식소, 요양원, 쪽방촌 등을 위한 봉사활동에 나선 지 벌써 46년의 세월이 흘렀다. 어린 시절 배를 굶으며 겪었던 고통을 잊지 않으려 어머니와 한 약속의 실천이기도 하다.

“밥 제대로 먹고 살게 되면 반그릇을 내가 먹고 나머지 반그릇을 봉사하는데 쓰겠다”고 약속한 것이 이제는 습관으로 굳어졌다고 한다.

그동안 홍 회장은 눈이 쏟아지는데도 모자나 우산이 없어 추위에 떠는 아이들, 급식소에 밥이 떨어져 발길을 돌리는 노인, 자녀들이 있어도 끼니를 걱정해야 하는 독거노인, 경기가 좋지 못해 ‘기부용 쌀독’에 쌀 한 톨이 채워지지 않는 서울 쪽방촌의 생생한 모습을 현장에서 지켜봤다. 이들을 위한 활동을 생을 마감할 때까지 이어갈 생각이라는 홍수영 회장. 그가 현재까지 640여명의 자원봉사회원들과 함께 전달한 쌀만도 4000포대가 넘는다.

그는 “현재의 대한민국은 식생활을 비롯해 모든 면에서 풍족하다. 그런데 고루게 풍족하지 못하고 없는 사람은 아직 배를 곯고 있다”며 봉사활동에 동참해 줄 것을 당부했다.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쓸쓸하고 외롭습니다. 따뜻한 손으로 꼭 잡아주세요.’ 홍 회장이 쌀 전달식에서 회원들에게 설명한 글귀가 사뭇 남다르게 다가온다.

천안=이재범 기자 news7804@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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