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 예고 2차례 연기후 순연, 道 “이번주 내로 발표할 계획”

충남도가 올해 하반기 인사를 놓고 갈팡질팡하는 등 인사시스템의 난맥상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27일 인사 발표를 예고한 후 2차례 연기하더니, 끝내 기약없이 순연했고, 이를 두고 도 내부에선 안희정 충남지사의 ‘제식구 챙기기’에 따른 부작용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도는 이날 4급 이상 공직자의 인사를 발표하고, 내달 1일자로 발령을 낼 방침이었다. 이번 인사의 핵심은 의회 사무처장(2급)과 3급인 해양수산국장, 농정국장, 기획관 등 총 4자리의 승진자와 실·국 과장(4급)들의 연쇄 승진이다.

이에 따라 남궁영 행정부지사는 이날 오전 10시 30분 인사발령 기자 브리핑을 갖고 승진인사를 포함 인사방침 등을 설명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도는 기자 브리핑 시간을 오전에서 오후로 한 차례 연기했고, 얼마 후 브리핑 순연을 알려왔다.

도는 브리핑 연기 이유에 대해 내부 조율이 남아 발표 시기를 조정했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도 내부에선 연구서열을 무시한 채 ‘지사 측근 챙기기’를 강행하려다 인사가 꼬였기 때문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도의 한 공무원은 “직렬 조정을 통해 외부 인사를 채용하거나 측근 챙기기 등의 방안을 만들려다 보니 승진 인사에서 연공서열이 무시되거나 밀리는 경우가 생겼다는 소문이 무성하다”며 “이 때문에 일부 공직자와 의회 등의 반발이 있어, 인사 발표가 연기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공무원은 “최근 도가 직원들에게 공개한 ‘하반기 2급 이하 공무원 인사기준(안)’에는 4급 이상 인사를 27일 발표하겠다고 돼 있다”라며 “인사는 공무원 최대 관심사이며, 예정된 날에 정확하게 공개해야 뒷말이 없다. 발표 시기를 늦춘다는 것은 내부적으로 말 못할 문제가 생긴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인사 관련 담당자는 “인사 발표를 미룬 것에 대해서는 도민에게 사과한다. 개인 신상에 관한 문제 등 내부 조율 관계로 조금 연기된 것”이라며 “이번 주 내로 하반기 인사를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도 사정에 밝은 한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는 “최근 충남도가 ‘낙하산’ 논란으로 내홍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계획된 정기 인사 발표마저 연기한 것은 오해의 소지를 키우는 꼴”이라며 “행정미숙 때문인지, 아니면 항간의 소문처럼 또 다른 낙하산을 만들려고 하다보니 인사가 꼬인 것인지에 대해 분명한 해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선우 기자 swlyk@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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