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투데이 -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공동캠페인 '러브 투게더'
〈6〉④ 엄마의 아픈 손가락
세 모자 겨우 지낼 공간
주거환경개선 도움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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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깨진 유리문을 뒤로 하고 어머니 김모 씨가 아이들의 옷을 만지고 있다. 사진=홍서윤 기자
그저 세 식구 누울 수 있는 보금자리, 누군가에게는 그조차 사치였다. 지적장애를 안고 있는 큰 아들 영민(13), 스트레스로 공격성이 심한 작은 아들 영준(10), 그리고 두 형제를 지키는 어머니. 이 세 모자가 살아가는 곳은 기껏해야 10평 남짓이다.

냉장고와 옷장 같은 간단한 살림살이만 놓았는데도 제대로 발을 옮길만한 공간이 없다. 그마저도 곳곳이 깨지고 파손된 것 투성이다.

이혼한 전 남편이 깨고 간 문 유리는 여전히 금 간 상태로 그때의 흔적을 가지고 있다.

장애 탓인지 또래 친구와 잘 어울리지 못하는 영민이는 이 작은 공간에서 혼자 팽이를 돌리며 하루를 보낸다.

어머니 김모 씨는 “누군가에게는 집이 세상에서 가장 안락한 곳이라지만 우리 가족에 지금 집은 단순히 잠을 자는 공간, 그게 전부다”고 말했다.

어머니가 김밥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번 돈만으로 아이들에게 무언가를 해준다는 것은 이들 가족에게 사치다. 남들도 모두 인정하는 똑똑한 작은 아들, 영준이는 늘 책상을 갖고 싶어 한다. 학교에 가 친구들이 하는 얘기를 듣고와서는 어느날부터 부쩍 침대를 사 달라고도 한다. 영준이는 “학교에서처럼 책상에 앉아 책도 보고 싶고 공부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아이들이 원하는 게 비단 큰 것이 아닌 것은 누구보다 잘 알지만 여기저기 돈 들어갈 데 생각하면 어머니는 듣고 삼킬 뿐이다. 공격성이 강해진 탓에 시도 때도 없이 싸우는 형과 동생은 잠을 잘때만이라도 공간을 분리하는 것이 필요하지만 지금으로서는 엄두가 나지 않는다.

어머니 김모 씨는 “나라고 왜 내 목숨과도 같은 아이들에게 하나라도 더 못해주고 싶겠냐”고 말했다. 이들 가족에게 필요한 것은 휘황 찬란, 큰 것이 아니다. 부족함에도 가족은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안고 내일을 기다린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관계자는 “이 가족은 주거지 면적이 좁아 협소한 공간 활용에 어려움이 있어 주거환경개선이 절실한 상황에 있다”며 “아이들이 학업에 집중해 지적 능력을 계발할 수 있도록 공부방 꾸며주기와 주거환경 개선에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끝>

홍서윤 기자 classic@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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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번째 사연은 7월 7일자 1면에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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