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

오늘은 대전봉사체험교실에 참여한지 120일이 되는 날입니다.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을 위한 일이라면 열일 제쳐두고 먼저 나서시어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주시는 회원님들과는 달리, 아직 봉사와 나눔에 있어 많이 부족하고, 주는 것보다 받는 걸 더 좋아하고, 받을 사랑만 헤아리고 있는 저에게 저의 버켓리스트의 하나였던 이렇게 영광스러운 연탄수혜가정 소개의 기회를 준 회원님들께 먼저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저는 아버지와 함께 양임숙(72) 할머님댁을 방문했습니다. 할머니께서는 18년동안 충남대학병원 환자 식당에서 일하시다가 갑작스럽게 찾아온 뇌경색으로 지난 13년동안 힘들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병세 초기엔 한쪽 팔, 다리 마비로 인해 제대로 거동하시지도 못한 채 오랜 시간 동안 병원 생활을 하셔야 했고 이 과정에서 감당하기 힘들 정도의 아픔과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하셔야 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자녀분들 또한 경제적으로 모두 힘들게 지내고 있어 오히려 매달 생활비를 보태주고 계셨습니다. 할머님댁의 수입은 기초노령연금, 퇴직금을 합쳐 매달 구십여만원이 전부였습니다. 이 모든 말씀을 듣고 있는 저로서는 그 시간동안이, 믿기지 않을 정도의 힘든 할머니 삶의 현실이 감당하기 힘들었습니다.

생텍쥐 페리의 어린왕자 중에서 이런 구절이 나옵니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사람이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이다."

사실 우리들은 남을 위해서 무엇인가를 해 준 것처럼 생각할 때가 참으로 많습니다. 그러나 잘 생각해보면 내 자신을 위해서 하는 경우가 대부분 이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봉사를 하고나면 언제부터인가 봉사는 남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며 시작했지만 하고나면 결국 저를 위함을 항상 깨닫게 됩니다. 그래서 계속 봉사를 하게 되는 이유가 되나 봅니다. 아침 단잠의 유혹을 이겨내고 이 자리를 빛내주시기 위해 참여하여주신 회원여러분! 바로 지금 여러분은 또 하나의 이야기를 만드는 멋진 오늘이라는 점을 잊지 마셨으면 합니다.

정일영<대전 삼육중학교 1학년>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