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KR20170721123500005_01_i.jpg
▲ ⓒ연합뉴스
올여름 극장가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통상 7~8월은 연간 관객 2억명 중 약 4분의 1이 몰리는 성수기로 해마다 시장 규모가 커졌지만, 올해는 극장을 찾는 발길이 줄었다.

2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7월 관객 수는 2천135만5천45명으로, 작년 7월(2천623만7천872명)보다 488만2천827명(-18.6%) 급감했다. 올해 7월 관객 수는 2014년(1천987만6천822명) 이후 최저 수준이다.

올여름 극장 장사가 시원치 않은 것은 지난달 개봉한 영화가 예상보다 폭발력을 발휘하지 못한 점이 꼽힌다.

여름 시장의 포문을 열었던 '스파이더맨:홈커밍'(7월 5일 개봉)이 720만명을 불러모으며 흥행에 성공했지만, 그 뒤 바통을 이어받은 '덩케르크'(7월 20일 개봉)는 현재 263만명을 동원하는 데 그쳤다.

지난달 26일 간판을 단 '군함도'는 역대 최고 오프닝 기록을 세우며 흥행 독주 조짐을 보였으나, 스크린 독과점과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이면서 개봉 첫 주말 이후 흥행세는 한풀 꺾였다.

작년에는 '굿바이 싱글'(6월 29일 개봉)과 '봉이 김선달'(7월 6일)이 차례로 관객 200만명을 동원하며 관객몰이에 시동을 걸었고, '부산행'(7월 20일 개봉)과 '인천상륙작전'(7월 27일)이 연이어 흥행에 성공하면서 시장을 키웠다. 그 덕에 휴가 최고 성수기인 7월 26일부터 하루 100만명씩 극장을 찾았고, 그 주 주말에는 관객이 하루 180만명에 달했다.

그러나 올해는 7월 말 주말이 낀 주에도 하루 관객은 80∼90만명 수준이었고, 마지막 주말에도 150만명 안팎에 머물렀다.

멀티플렉스 관계자는 "영화 콘텐츠가 관객의 기대에 다소 못 미친 점이 영향을 미친 것 같다"면서 "최근에는 영화가 개봉하면 SNS 등을 통해 입소문이 빠르게 퍼지면서 관객들의 관람 의향에 큰 영향을 미쳐 장기 흥행이 어려운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폭염이 기승을 부린 가운데 주말에 비가 오는 날이 많았고 휴가를 맞아 해외로 떠나는 여행객 수가 늘어난 점 등도 극장 관객 감소의 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이날 개봉한 '택시운전사'를 필두로 8월에도 기대작들이 줄줄이 대기 중이어서 8월 관객 수는 7월보다 크게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박서준·강하늘 주연의 '청년경찰'(9일 개봉), '혹성탈출' 시리즈 완결판인 '혹성탈출:종의 전쟁'(15일), 염정아·박혁권 주연의 미스터리 스릴러 '장산범'(17일), 장동건·김명민 주연의 범죄영화 '브이아이피'(24일) 등 다양한 장르의 영화가 관객을 찾는다.

김형호 영화시장 분석가는 "7월 감소 관객은 긍정적으로 보면 잠재 관객군에 속하기 때문에 8월 관객 수는 그만큼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면서 "'택시운전사' 흥행을 필두로 '청년경찰' 등에 가족 관객이 몰리면서 깜짝 흥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fusionjc@yna.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