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 충청-클릭 이슈]
수입 줄어 지출 줄이기 나서, 자료부실 등 교육의 질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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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들이 재정압박을 받으면서 교육의 질도 곤두박질 치고 있다.

정부가 등록금 인상 억제책을 앞세우면서 대학의 방만운영을 방지하고 있지만 교육관련 지출도 눈에 띄게 줄고 있다. 수입이 줄어든 대학들이 결국 택하게 되는 것은 지출 줄이기다.

대전 A대학은 지난해부터 학생 20여명이 참여하는 소규모 그룹 강의 수를 소폭 줄이고 있다.

2015년 학생 20명 이하 강의 수가 684개였지만 올해는 46개가 줄었다.

학생 21~30명으로 제한된 강의도 같은 기간 614개였지만 올해는 564개로 앞자리가 달라졌다.

강의 수 감소는 강사·교수 인건비같은 경상비를 줄이기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교수 1명이 지도하는 강의와 분반을 줄이는 게 기본 계획안이어서 소규모 강의로 혜택을 보던 학생들만 피해를 입게 됐다.

경상비가 쪼그라드니 학생 복지의 척도인 1인당 도서관 자료 구입비용도 줄었다. 한국사립대총장협의회에 따르면 사립대의 학생 1인당 도서관 자료 구입비용은 2015년 10만 8300원에 불과했다. 2011년 같은 비용은 학생 1인당 12만 2600원에 달해 11.6%의 감소율을 보였다.

인쇄형 연속간행물 구독도 15만 5628종에서 9만 8168종으로 37%나 줄었다. 이같은 자료는 교수 및 학생들이 연구 목적으로 구입하는 해외 최신 논문자료도 포함돼 있는 수치다.

결국 최신자료도 선별해서 반드시 필요한 것인지 재검토를 거친 후에도 구입이 좌절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대학들은 매년 평균 5~6%의 등록금 인상을 발표했다. 이유는 우수 교수 초빙과 각종 연구자료 확보, 학생 교육시설 개선이 주 목적으로 거론됐다.

하지만 2011년 정부가 반값 등록금 여론에 맞춰 국가장학금(Ⅱ유형)을 도입하면서 대학들의 동결·인하행진이 줄을 잇고 있다.

등록금 인하·동결 대학만 국가장학금을 받을 수 있고 인상 땐 정부 재정지원사업에 참여할 수 없기 때문이다. 대전지역 대학들이 소숫점으로라도 등록금을 내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충남대·한밭대·한남대·배재대·목원대·대전대 등 주요 대학들은 짧게는 6년째, 길게는 10년째 등록금을 인하 또는 동결하고 있다.

대학들은 정부의 이러한 지원방안에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정부 재정지원사업은 소모적 경쟁을 벌여 수주해야 하고 사업 유형에 부합하는 교육에만 사용하도록 국한돼 있어 교육투자 등 교육의 질은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

대전지역 한 대학 관계자는 “과거엔 학생 교육에 필요하다면 해외 최신 자료를 대학이 가장 먼저 구입했지만 예산이 사라져 어렵다”며 “도제식으로 운영해 인기가 높았던 소규모 강좌가 줄어든 것도 인건비 등 재정이 줄어들면서 발생한 일이다”라고 말했다.

이형규 기자 hk@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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