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단체 “신속한 조례제정이 우선”, 다른한쪽선 “독립성부터 확보해야”, 市 “끼어들기엔 무리… 지켜보는중”

제천 지역 문화예술계가 연일 시끄럽다. 제천문화재단 설립에 필요한 조례안 제정을 놓고 문화계가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한쪽에선 ‘신속한 조례안 제정’을, 다른 한쪽에선 ‘독립성 담보가 우선’이라며 맞서면서 갈등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사단법인 한국예술인총연합회 제천지회를 중심으로 한 지역 예술단체는 지난 9일 “재단 설립에 필요한 조례안 제정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날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문화예술의 육성과 진흥이라는 본질은 외면한 채 소모적인 논쟁으로 시간을 낭비하다가는 중요한 시기에 이르러 졸속 처리하는 결과에 이를 것”이라며 “다른 지자체의 부정적인 사례만 거론하며 조례안 제정을 반대하는 것을 방관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이를 위해 자체적으로 ‘재단설립 문화예술인 준비위원회’를 결성했으며, 재단 설립을 위한 조례안의 조속한 제정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민사회단체가 중심이 된 문화계 일부에선 시가 추진하는 조례안에 재단의 투명성과 독립성 확보를 담보하는 방안이 있어야 한다며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제천문화재단 설립 준비위원회(이하 준비위)는 “집을 지을 때 주춧돌과 기둥이 중요하듯 재단의 골격은 조례”라며 “재단 설립 추진과 관련, 독립성 확보와 문화예술계 의견이 반영돼야 한다”고 반발하고 있다.

문화예술인들끼리의 이런 갈등과 관련해 이근규 시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시가 개입하기엔 무리가 있어 지켜볼 수밖에 없다”며 선을 그었다. 제천문화재단 설립은 이 시장의 공약사업이다.

문화재단이 설립되면, 문화 공연과 축제 운영, 영상 콘텐츠 제작·촬영 지원, 문화예술 창작·보급 사업 등을 담당한다. 시는 지난 1월 재단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을 입법 예고하고 지난 3월 의회에 상정했지만, 시민과 문화예술계의 의견 수렴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돼 처리되지 못했고, 2015년에도 의회가 설립 조례안을 부결해 제동이 걸린 상태다. 제천=이대현 기자 lgija20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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