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승강장·길거리 곳곳 설치
테이크아웃 제품 증가 더 필요
미관 저해·투기 조장 … 없애야
“성숙 시민의식 담보 정책추진”

▲ 청주시 상당구 한 버스정류장 옆에 설치된 쓰레기통 모습. 김영복 기자
최근 전국 지자체들이 시민불편을 줄이기 위해 조성한 거리의 쓰레기통과 관련해 상반된 민원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버스승강장이나 길거리 쓰레기통 설치 장소의 주변 상인들은 무단투기와 미관저해 등을 이유로 철거를 요구하는 반면, 버스승강장을 이용하는 일반 시민들은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더욱이 청주시의 경우 제2 쓰레기 매립장 조성과 관련 ‘쓰레기 대란’이 현실화가 될 우려가 남아 있어 축소와 확대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청주시에 따르면 청주 지역 인도와 버스정류장 주변에는 총 197개의 쓰레기통이 설치돼 있다. 구별로는 상당구 29개, 서원구 65개, 흥덕구 76개, 청원구 27개 등이다. 구마다 차이는 있지만 해마다 그 수는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이 같은 쓰레기통 감소는 1995년 1월 1일 시행한 쓰레기 종량제 시행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가정 내 쓰레기를 거리 쓰레기통에 무단으로 투기하는 사례가 점차 늘자 ‘쓰레기 처리 비용은 개인 부담’이라는 개념으로 종량제가 도입됐다.

청주지역 연도별 종량제 봉투 판매건수(금액)는 △2014년 1만 5687건(70억 8658만원) △2015년 1만 6316건(79억 9798만원) △지난해 1만 7174건(87억원)으로 해마다 점차 늘고 있다.

쓰레기통 주변 상인들은 종량제 취지를 살려 쓰레기통을 지역에서 없애자는 주장이다.

흥덕구에서 고기집을 운영하는 최모(48) 씨는 “가게 앞 버스정류장 쓰레기통이 늘 넘쳐나 가게에 오는 손님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며 “무단투기를 조장하는 쓰레기통을 아예 없앴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상인 이모(32) 씨는 “쓰레기통이 많을 경우 무단투기가 증가할 것”이라며 “깨끗한 거리를 위해서라도 축소하거나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테이크아웃 제품 등이 증가함에 따라 길거리에 아무렇게 버리는 것보다 쓰레기통을 설치하는 것이 거리 미관을 해치지 않고 미화원들의 고충도 덜어줄 수 있을 것이라는 민원도 이어지고 있다.

대학생 김모(26) 씨는 “버스나 차안에서 커피나 음료수를 마신 뒤 버릴 곳이 마땅치 않다”며 “지자체에서는 쓰레기통 수를 더 늘려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친구들이 우체통이나 의류수거함, 가로수 등에 무단으로 투기하는 경우를 종종 목격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쓰레기통 확대·축소는 금연정책과도 밀접한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다. 흡연자들은 해마다 실내흡연을 금지하는 금연건물지정이 늘자 길거리로 나와 흡연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로 인해 담배꽁초가 무단으로 길거리에 버려지고 지자체의 하수도 청소 비용도 늘고 있다.

또 이렇게 버려진 쓰레기는 하수관로를 막아 수해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청주시를 비롯한 각 지자체는 재떨이 휴지통 설치를 고려하고 있지만 흡연을 조장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도 있어 조심스러워 하고 있다.

시는 쓰레기통 확대·축소에 대한 현명한 정책을 위해서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담보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쓰레기통 확대·축소는 성숙된 시민의식이 없이는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없다”라며 “시가 추진하고 있는 생활쓰레기는 해가 진 후 배출하는 등의 다양한 정책에 관심을 기울여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영복 기자 kyb102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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