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스위스와 함께 가보고 싶은 나라 최상위권에 속하는 프랑스는 근래 잇따르는 테러에도 불구하고 2016년 8260만명 관광객으로 세계 최대 관광국 자리를 지켰다. 미국 7561만명, 스페인이 이보다 5만명 적은 7556만명으로 3위에 올랐다. 예술과 문화, 낭만과 사랑의 도시라는 수사학적인 오랜 이미지가 여전히 유효하다지만 최근 파리는 유기견 문제와 함께 도시 청결을 위한 특단의 조치를 내놓고 있다. 기대를 품고 파리에 도착한 많은 사람들이 거리 곳곳에 널브러진 담배꽁초를 포함한 쓰레기<사진>, 애완견 배설물, 노상 방뇨 악취 등으로 큰 실망을 느끼곤 한다. 대도시 어디엔들 이런저런 청결문제가 드러나지 않을 수 없겠지만 파리의 경우 도시 이미지를 저해하는 쓰레기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도시 미화 인력 대폭 확충, 쓰레기통 보수, 도시 청소 차량 대량 도입, 신형 쥐덫 설치, 도시 경범죄 단속요원 증원 같은 여러 시책을 동시다발적으로 펼치고 있다.
휴가 가면서 개를 버리고 담배꽁초를 아무데나 투기하고 노상방뇨가 자행되는 파리시가 안고 있는 고민은 바로 지금 우리가, 머지않아 우리가 당면할 도시 현안이 될 수 있으므로 관심을 가질만하다. 2015년 이후 국가비상사태가 계속 발령되고 있는 가운데 8260만명을 모아 들이는 저력은 특히 곰곰이 분석해볼만 하다. <한남대 프랑스어문학과 교수·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