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주택사업경기실사지수 58.9... 지난달보다 29.9p 떨어져
세종 전망치 61… 44.6p 하락

정부의 전방위에 걸친 부동산 규제 여파로 건설사들의 주택사업 체감 경기가 크게 하락했다. 체감 경기 위축이 장기화할 경우 거래 절벽과 함께 시장의 장기침체 가능성도 우려되는 만큼 규제에 이은 안정화 대책 마련도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주택산업연구원은 9월 전국 주택사업경기실사지수(HBSI)를 조사한 결과, 지난달 전망치(88.8)보다 무려 29.9p 하락한 58.9를 기록하는 등 전국적으로 50 수준의 하강 국면을 나타냈다. 이는 사실상 HBSI 전국지수를 첫 발표한 2014년 이후 4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HBSI는 한국주택협회·대한주택건설협회 소속 회원사 500여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것으로, 공급자(건설사) 입장에서 주택사업 경기를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지표다.

지난 6월 121.9로 정점을 찍었던 HBSI는 7월 73.8로 7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가 8월 88.8로 회복세를 보였다. 그러나 정부의 8.2 대책 발표 이후 9월 58.9로 다시 급락했다. 보통 분양이 몰리는 9월은 시장의 기대감이 높아 HBSI가 상승하지만, 올해는 9월 대비 전망치가 급락하며 냉랭한 시장 상황을 반영했다.

HBSI 급감은 지난 6.19 대책에 이른 고강도 8.2 대책이 발표됐고 그동안 주택공급시장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서울, 부산, 세종지역이 크게 위축되며 전국적으로 주택경기가 하강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8.2 대책으로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세종의 경우 8월 HBSI 전망이 105.6에서 9월 61.0으로 무려 44.6p나 떨어졌다. 세종 보다는 하락폭이 낮지만, 가을 분양시장을 앞두고 8월 HBSI가 다소 상승했던 충북(6.1p)과 충남(5.5p), 대전(1.7p) 모두 하락세를 보였다.

앞선 6·19 대책 이후 주택사업경기 변동성이 커지면서 불안정성이 확대된 것도 전망치 하락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도 있다.

다만 주택사업경기 위축에도 분양시장은 새 주택과 안전자산(아파트) 선호, 여전히 시중에 넘치는 유동자금 등의 이유로 상대적으로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는 것으로 조사됐다.

문제는 주택경기에 큰 영향을 주는 정부 부동산 규제 정책이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상황에서 장기 침체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특히 정부의 투기과열지구 지정이 확대될 경우 집값 상승세는 꺾일 가능성도 있지만, 오히려 전셋값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지역 주택업계 관계자는 “연이은 정부 규제가 주택 가격 안정세에 다소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반대로 투기를 조장하는 모순이 생길 수 있다”며 “경기 위축으로 건설사들이 주택 분양을 미룰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는 점에서 적절한 보완책도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조재근 기자 jack333@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