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

미국의 식물학자인 노먼 블로그 박사는 1970년에 노벨평화상을 받은 인물로, 1960년대 밀 수확량을 2배이상 올려서 저개발국가의 식량 문제를 과학으로 해결한 녹색혁명을 일으켰다. 최근에 일리노이주 대학의 롱박사팀은 앞으로 제2의 녹색혁명이 가능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일으키는 연구결과를 SCIENCE지에 발표했다. 주 연구내용은 식물의 햇빛 방어 시스템을 바꿈으로써 광합성 효율을 획기적으로 증대시키고자 하는 것이었다.

식물은 자체적으로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거의 완전한 독립적인 개체라고 할 수 있는데 적정한 환경이 되면 다시 원상태의 광합성을 하게 되는데 문제는 방어시스템을 해제하는 속도가 느려 이 과정 동안에는 광합성을 할 수 없다는 점이다.

롱박사팀은 햇볕을 열로 바꾸는 것을 차단하는 애기장대 유전자 세 셋트를 담배에 추가로 넣는 시도를 하였다. 그 결과 과다한 햇볕을 방어하기 위한 시스템에서 광합성으로 복귀하는 속도가 빨라지면서 부작용 없이 담배의 무게가 기존보다 14-20% 늘어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만약 이러한 연구를 우리가 먹는 벼나 옥수수 같은 주요 식량작물에 응용할 경우 생산량은 최대 50%까지도 향상될 수 있을 것이라고 연구팀은 조심스럽게 예측하고 있다. 작물의 생산량을 늘리고자 하는 연구는 육종의 가장 근본적인 목표중 하나이다.

이 연구 결과만 두고 본다면 가히 제 2의 녹색혁명을 가져올 만한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현재로서는 유전자 변형작물이라는 가장 큰 난제가 있긴 하지만 기존의 식물의 유전자를 다시 식물에 도입해서 얻은 결과이고, 지금 가장 빠른 연구진행을 보이고 있는 유전자 가위기술 등의 응용으로 이 부분에 대한 문제점은 빠른 시일에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만약 이러한 기술이 실제 응용이 된다면 현재 우리가 처한 농업의 현실에서 최소한의 농지, 인력, 에너지로 최대한의 생산물을 산출할 수 있는 제2의 녹색혁명이 진짜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져본다.

서은정<국립농업과학원 농업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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