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고속도로 중에도 로드킬(Road Kill)이 자주 발생하는 고속도로가 있는 모양이다. 대전~당진 간 고속도로에서 로드킬이 자주 발생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운전을 하다보면 도로에 놓인 동물사체를 자주 목격하게 된다. 이렇게 동물이 도로를 건너다 차에 치어 죽는 걸 로드킬이라고 일컫는다. 로드킬로 동물이 목숨을 잃는 것도 안타깝지만 제2차 사고를 유발한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환경부와 한국도로공사 자료를 보면 올 1~7월 고속도로에서 발생한 로드킬은 1294건(마리)이나 된다. 이중 도로공사 공주지사가 대전~당진 간 고속도로에서 처리한 건수가 146건으로 로드킬 건수가 가장 많았다. 홍천지사 중앙선 88건, 이천지사 영동·중부내륙선 79건, 진천지사 중부선 64건 등으로 뒤를 이었다. 로드킬 다발도로엔 그럴만한 분명한 이유가 있을 터다.

로드킬은 고속도로보다 국도에서 빈번히 발생한다. 산림지역을 통과하는 도로가 많기 때문이다. 충남 청양군이 올 상반기 동안 처리한 로드킬 폐사체 수만 273마리나 된다. 지난해보다 4배 이상 증가한 수치라고 한다. 로드킬로 목숨을 잃는 동물 중에는 천연기념물과 멸종위기동물도 꽤 있다. 지난해에 로드킬로 죽은 멸종위기동물이 50마리에 달한다. 삵, 수달 같은 멸종위기동물이 도로에 뛰어들었다가 변을 당하는 것이다.

운전 중에 갑자기 동물이 차 앞으로 튀어나오면 누구나 당황하기 마련이다. 로드킬을 피하려고 급제동을 하거나 핸들을 조작하는 과정에서 2차 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 도로에 놓인 동물사체를 피하려다 사고를 일으키는 경우도 있다. 당국은 로드킬에 대비한 주의운전을 당부하고 있으나 야생동물의 갑작스런 출현까지 예상하고 운전을 한다는 건 쉽지 않다. 그래도 방어운전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야생동물의 서식지를 원상태로 보존하면 굳이 동물들이 도로로 나오지는 않을 것이다. 댐, 도로 등으로 서식지가 단절된 영향이 크다. 인공시설물로 서식지가 단절된 곳은 동물들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도록 생태통로를 조성해줘야 한다. 야생동물의 출현이 잦은 도로변에 펜스를 설치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로드킬이 매년 늘고 있다니 예방책을 서둘러 마련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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