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는 소셜 미디어 시대에 현역, 나도 그랬다면 어땠을까"
하루에 시가 6대 피워…'절대 강팀'의 존재는 바람직하지 않아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54·미국)이 모처럼 인터뷰를 했다.

미국 신문 시카고 트리뷴은 13일 "조던은 인터뷰를 별로 하지 않는 편이지만 한 번 하면 실망하게 하는 법이 거의 없다"고 평가했다.

조던은 이달 말 발간되는 미국의 시가 전문지 '시가 애호가(Cigar Aficionado)'와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인생과 야구, 골프 등 다른 종목에 대한 이야기들을 공개했다.

인터뷰 전문은 이달 말 발간되는 잡지에 실리겠지만 시카고 트리뷴과 미국스포츠 전문매체 ESPN,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SI) 등을 통해 일부 내용이 먼저 전해졌다.

그는 자신이 잠시 야구로 '외도'했던 것에 대해 후회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조던은 미국프로농구(NBA)에서 3년 연속 우승을 달성한 이후인 1993년 10월에 은퇴했고 1994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시카고 화이트삭스 산하 더블 A 팀인 버밍햄 바론스에서 야구 선수로 변신했다.

서른이 넘은 나이에 야구장에 선 그는 127경기에 나와 타율 0.202, 홈런 3개와 51타점, 도루 30개의 성적을 냈다.

조던은 "많은 사람이 내가 야구를 했던 것을 실패라고 하지만 나에게는 오히려 최고의 선택이었다"며 "더 강한 열정을 갖고 농구로 돌아갈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1995년 NBA 복귀를 선언한 조던은 1996년부터 또 3년 연속 시카고 불스를 우승으로 이끌었다.

그는 "이것이 내게는 앞서 달성한 3연패보다 더 큰 의미가 있는데 사람들은 그런 내용을 잘 알지 못한다"며 "그저 타율 2할에 삼진을 엄청나게 당한 것만 기억하겠지만 그래도 상관없다"고 덧붙였다.

다른 시대에 활약한 선수들을 비교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의견도 내놨다.

조던은 "나는 윌트 체임벌린이나 제리 웨스트 등과 경기를 해본 적이 없다"며 "서로 다른 시대에 활약한 선수들을 비교하는 것은 공평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2·미국)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잭 니클라우스와 우즈를 비교하기도 하지만 그들이 활약할 때 골프 클럽이나 코스 등 모든 것이 다르기 때문에 비교는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우즈에 대해서는 안타까운 심정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는 "우즈는 내가 선수 생활을 거의 마무리할 때 성인 무대에 화려하게 등장했던 선수"라고 회상하며 "내가 선수일 때와 다른 점은 소셜 미디어가 활성화됐다는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트위터와 같은 소셜 미디어로 인해 사생활을 거의 보장받지 못하는 요즘과 같은 때라면 나도 살아남을 수 있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골프 애호가로도 유명한 조던은 우즈 외에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리키 파울러, 저스틴 토머스, 조던 스피스(이상 미국)에 관해서도 언급했다.

매킬로이에 대해서는 "크지 않은 체구에도 파워가 대단하다"고 평가했고 스피스는 "한 달 전에 같이 골프를 쳤는데 재능이 있고 예의도 바른 선수"라고 칭찬했다.

시가 잡지에 실리는 인터뷰답게 진행자와 함께 시가를 피우며 대화를 나눈 조던은 "하루에 시가 6대 정도를 피운다"고 밝히기도 했다.

현재 NBA 샬럿의 구단주인 조던은 "샬럿을 우승팀으로 만드는 것이 앞으로 남은 목표 가운데 하나"라며 "요즘과 같은 '절대 강팀'의 존재는 사실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1991년부터 1998년 사이에 6번이나 우승을 독식한 '절대 강팀'의 에이스 출신과는 거리가 먼 발언이다.

하지만 그는 "한두 개의 '슈퍼 팀'이 존재하면 나머지 28개 팀은 들러리 신세가 되고 만다"며 "이는 산업적인 측면에서도 좋지 않다"고 강조했다.

지난 시즌 36승 46패로 동부콘퍼런스 15개 팀 가운데 11위에 머문 팀의 구단주의 입장이 반영된 발언으로 볼 수도 있다.

첫 번째 은퇴 3개월 전, 아버지 제임스가 길거리에서 10대 청소년 두 명에게 살해당한 일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조던은 "아마 그런 일이 없었다면 지금 여기 앉아서 시가를 물고 계셨을 것"이라며 "그동안 아버지에 대해 말할 기회가 별로 없었지만 사실 요즘도 아버지를 거의 매일 생각한다"고 애틋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email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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