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알코올 중독에 걸린 청소년들이 늘어나고 있다니 참담하다. 청소년들이 술을 마시는 데는 나름 이유가 있을 것이다. 자신들이 처한 환경과 무관치 않을 것이다. 하지만 한창 미래를 설계해야할 청소년들이 알코올 중독에 걸릴 정도로 술을 마신다는 건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음주는 흡연을 부르기도 한다. 중·고등학생들의 흡연율(6.3%)도 꽤 높다. 그런가하면 도박에 빠진 청소년도 많다.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최근 5년간 알코올 중독으로 치료받은 청소년(10~19세) 환자 수가 7800명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10대 알코올 중독환자는 2012년 1415명, 2013년 1304명, 2014년 1588명, 2015년 1726명, 2016명 1767명으로 집계됐다. 해마다 알코올 중독환자 수가 늘어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이 기간 알코올중독환자 증가폭이 25%나 된다.

음주 경험이 있는 청소년의 29%는 '고위험 음주' 경험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식약처의 상반기 주류 소비·섭취 실태조사에서다. 고위험 음주는 소주를 기준으로 남성은 8.8잔, 여성은 5.9잔 이상 음용한 경우를 일컫는다. 이중에는 각기 다른 종류의 주류를 섞어 마시는 폭탄주를 먹었다는 경우도 38%에 달했다. 청소년 연간 음주율은 15%로 나타났다. 연간 음주율은 최근 한 달 동안 한잔 이상의 술을 마신 적이 있는 경우를 말한다.

청소년 음주가 분명 위험수위에 처했음을 여러 통계치는 입증해준다. 알코올 중독, 흡연, 도박은 청소년의 신체와 정신을 좀먹는 3대 악이다. 완치가 쉽지 않다는 공통점이 있다. 어린 나이에 접하면 성인이 돼서까지 의존증에 걸릴 확률이 높다. 음주 청소년이 폭력 등 범죄의 수렁에 빠진 사례를 누차 보아왔다. 조기에 발견해 치료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청소년 알코올 중독 환자가 이렇게 늘어나는 동안 우리 사회는 무얼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청소년들이 음주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주류구입이 가능하다. 미성년자 음주를 철저히 단속해야 한다. 청소년층을 대상으로 한 음주예방 교육에도 힘써야겠다. 알코올 중독에 빠지기 전 선제적 대처가 긴요하다. 그것이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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