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오프 2차전서 역대 포스트시즌 최다 홈런 신기록

▲ (서울=연합뉴스) 조현후 인턴기자 = 18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7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NC와 두산의 2차전 경기. 5회초 무사 1루 때 NC 나성범이 홈런을 치고 있다. 2017.10.18
who@yna.co.kr
▲ (서울=연합뉴스) 조현후 인턴기자 = 18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7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NC와 두산의 2차전 경기. 5회초 무사 1루 때 NC 나성범이 홈런을 치고 있다. 2017.10.18 who@yna.co.kr
마법과 같은 밤이었다. 양 팀 타자들의 적극적인 스윙이 드넓은 잠실구장을 초미니 구장으로 바꿔놓았다.

두산 베어스는 1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계속된 플레이오프(5전 3승제) 2차전에서 NC 다이노스를 17-7로 꺾고 1차전 패배를 설욕했다.

두산과 NC는 이날 홈런 4개씩을 쏘아 올렸다. 포스트시즌에서 홈런 8개가 나온 것은 역대 처음이다.

종전까지는 7개가 최다였다. 1999년과 2009년에 한 차례씩 있었는데, 모두 규모가 작은 편인 대구 시민구장과 문학구장에서 벌어진 경기였다.

그에 비해 잠실구장은 국내에서 홈런을 가장 때려내기 어려운 곳이다. 잠실구장에서 홈런이 8개가 쏟아진 것은 포스트시즌 역대 최초다.

지금까지 포스트시즌 잠실구장 역대 최다 홈런은 1999년 한화 이글스와 두산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나온 6개였다.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타고투저 현상이 극심하긴 했다. 두 팀 모두 화려한 타선을 자랑한다.

두산은 리그 홈런 2위 팀이다. NC는 포스트시즌 7경기를 치르면서 타격감이 절정에 달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이날의 유례없는 포스트시즌 타격전을 설명하기에는 한계가 따른다. 더군다나 단기전일수록 '투수 놀음'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하나 다른 게 있다면, 이날 양 팀 타자들은 타석에서 기다리지 않았다.

NC는 2회 초 지석훈의 솔로 홈런과 김성욱의 투런 홈런, 5회 초 나성범의 투런 홈런, 7회 초 재비어 스크럭스의 솔로 홈런이 터졌다.

모두 3구 이내에 나온 홈런이었다. 지석훈이 3구, 김성욱과 나성범이 초구, 스크럭스가 2구째를 공략해 홈런으로 연결했다.

NC 타자들은 이날 두산 선발인 좌완 장원준을 공략하기 위해 초구부터 시원하게 배트를 돌렸다.

사실 장원준은 2스트라이크를 잡은 이후에는 난공불락에 가까운 투수다.

1볼-2스트라이크(0.165), 2볼-2스트라이크(0.176), 3볼-2스트라이크(0.175)에서 모두 피안타율이 1할대다.

NC는 장원준을 상대로 신중하게 볼을 골랐다가는 승산이 없다고 봤다. 하위 타선도 풀스윙했다.

긴 휴식기에도 1차전에서 타자들의 타격감이 괜찮다는 것을 확인한 두산도 NC 못지않게 적극적으로 타격에 임했다.

1회 말 박건우의 솔로홈런, 3회 말 김재환의 3점 홈런이 각각 2구, 3구째에 나왔다.

4-6으로 뒤진 6회 말 무사 만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최주환은 바뀐 투수 제프 맨쉽의 2구째 투심 패스트볼(145㎞)을 힘껏 밀어쳐 그랜드슬램으로 연결했다.

맨쉽이 나오자마자 볼넷을 내준 터라 볼을 고를 법도 했지만 최주환은 초구 볼 이후에 들어온 2구째에 바로 배트를 휘둘렀다.

계속된 2사 1, 2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김재환의 원종현의 2구째를 통타해 스리런 아치를 그렸다.

두산은 전날 1차전에서 NC에 8회에만 7실점하고 5-13으로 무릎을 꿇었다.

NC의 매서운 기세를 고려할 때 두산으로서는 한두 점 승부를 지켜낼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없었다. 이런 판단은 과감한 스윙으로 이어졌다.

물론 3차전부터 다시 투수전으로 전개될 수도 있다.

하지만 두 팀이 이날 보여준 뜨거운 타격감과 공격적인 스윙은 이번 플레이오프가 활발한 타격전으로 흐를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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