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는 허약한 불펜, 두산은 'F4' 구위 저하가 변수

▲ 왼쪽부터 팻딘, 양현종, 헥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 왼쪽부터 팻딘, 양현종, 헥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마운드 자부심이 큰 두 팀이 한국시리즈에서 만난다.

KIA 타이거즈의 '20승 듀오'와 두산 베어스 '판타스틱4'의 대결은 한국시리즈 우승컵 주인공을 가릴 중요한 요소다.

KIA는 우완 외국인 에이스 헥터 노에시와 좌완 토종 에이스 양현종이라는 KBO리그 최강의 원투펀치를 보유했다.

헥터과 양현종은 올해 나란히 20승을 달성했다. 헥터가 20승 5패, 양현종은 20승 6패를 기록했다.

한 팀에서 20승 투수가 두 명 나온 것은 1985년 삼성 라이온즈의 우완 에이스 김시진(25승·선발 21승)과 좌완 김일융(25승·선발 20승) 이후 32년 만이다.

두 투수는 KIA가 정규시즌 1위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원동력이다. KIA의 정규시즌 87승(1무 56패) 중 절반가량인 40승을 헥터·양현종이 합작했다.

평균자책점도 양현종이 3.44로 정규시즌 5위, 헥터가 3.48로 6위를 차지했다. 투구 이닝도 리그 최정상급이다. 헥터가 201⅔이닝으로 1위, 양현종이 193⅓이닝으로 2위다.

한 팀에 한 명만 있어도 든든할 에이스가 두 명이나 있다는 것은 KIA의 자랑이다. 이들 투수가 한국시리즈에서 긴 이닝 동안 짠물 투구를 펼쳐 승리를 이끄는 것이 KIA에는 최상의 시나리오다.

외국인 좌완 팻 딘도 KIA 선발의 한 축을 맡고 있다. 팻 딘은 올 시즌 176이닝을 던지며 9승 7패 평균자책점 4.14를 기록했다.

올해 두 차례 완봉승을 거두며 두각을 드러난 사이드암 임기영도 있다. 임기영은 8승 6패 평균자책점 3.65로 호투했다. 하지만 후반기 폐렴과 팔꿈치 통증으로 부진에 빠졌다는 점이 우려된다.

한국시리즈 경험도 부족하다. 양현종이 2009년 우승 때 3경기 등판해 7⅓이닝을 던진 것이 유일하다. 성적은 1패 평균자책점 6.14였다.

이와 비교해 두산은 4선발이 확실하다. 모두 가을 경험도 풍부하다.

작년 두산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일명 판타스틱4가 올해도 그대로 한국시리즈 정복에 도전한다.

더스틴 니퍼트, 장원준, 마이클 보우덴, 유희관으로 이어지는 '우-좌-우-좌' 투수 라인이다.

양적으로 KIA 마운드보다 앞선다. 7전 4승제인 한국시리즈에서 안정적으로 선발투수 로테이션을 운영할 수 있다는 것은 큰 강점이다.

니퍼트(14승 8패)와 장원준(14승 9패)은 올해 정규시즌에서 나란히 14승을 거뒀다. 유희관이 11승(6패)으로 5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기록했다. 보우덴은 시즌 초반 부상으로 공백을 남기며 3승 5패로 부진했으나 무시할 수 없다.

두산의 올 시즌 팀 평균자책점은 4.38로 LG 트윈스를 이어 2위다. 그만큼 견고한 마운드를 자랑한다.

하지만 고민이 있다면 이들 판타스틱4가 NC 다이노스와의 플레이오프에서는 힘을 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니퍼트(5⅓이닝 8피안타 6실점 5자책), 장원준(5⅓이닝 10피안타 6실점 5자책), 보우덴(3이닝 6피안타 3실점), 유희관(4⅔이닝 10피안타 4실점)이 모두 퀄리티스타트 달성은커녕 조기 강판 수모를 당했다.

정규시즌 팀 타율 1위 KIA(0.302)를 상대로 판타스틱4가 예전의 위력을 회복하는지에 두산의 한국시리즈 3연패 달성이 달려 있다.

두산의 5선발로 활약하던 함덕주가 포스트시즌에서는 불펜으로 이동해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펼치고 있다는 점은 큰 위안이다.

함덕주는 플레이오프 1∼4차전에 모두 등판해 6⅔이닝 2피안타 무실점으로 판타스틱4를 보완했다. 이 덕분에 두산은 난타전 속에서 NC를 3승 2패로 꺾고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KIA가 불펜에 취약점을 가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함덕주의 활약은 두산에 자신감을 불어넣어 준다.

abb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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