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사건 女 항바이러스제 복용 감염 위험 낮으나 ‘포비아’ 번져
환자 음지화… 악순환

최근 에이즈(AIDS·후천성면역결핍증) 감염 상태에서 성매매 사례가 잇따르면서 ‘에이즈 포비아(Phobia·공포증)’가 급속도로 번지고 있다.

일각에선 ‘에이즈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는 막연한 공포 분위기가 퍼지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이 같은 편견이 에이즈 위험을 더욱 키운다고 지적한다.

지난 19일 부산에서는 지난 5월부터 수십명의 성매수 남성들과 피임기구를 사용하지 않은 채 성매매를 한 에이즈 환자 A(26·여) 씨가 경찰에 붙잡혔다. 문제는 이들과 성관계를 가진 남성들의 신원 확인이 불가능하다는 점으로 인해 에이즈가 급속히 전파될 것이란 공포심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의료계에선 에이즈의 감염 위험성을 낮게 보고 있다. 한 번의 성관계로 HIV에 감염되는 비율은 0.1~1% 수준이다. 특히 항바이러스제를 꾸준히 복용한 감염자는 다른 사람에 전파할 확률이 96% 급감한다.

부산의 에이즈 환자 사례의 경우 이들 모두 항바이러스제를 지속 복용한 사실이 관리당국의 조사로 확인됐기 때문에 감염 위험이 낮다는 게 의료계의 입장이다.

전문가들을 이 같은 사실에도 불구하고 만연하고 있는 포비아가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에이즈 환자와의 접촉이 무조건적인 감염을 의미하지 않지만, 에이즈가 동성애와 부합한 질병 혹은 단순접촉 감염 여부 등 잘못된 편견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결국 사회적 편견이 결국 에이즈 감염자를 음지화시켜 적절한 치료 기회를 박탈하는 역효과를 낳는 것이 질병관리본부의 설명이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사회적 편견이 결국 환자의 생계를 위협함으로써 생활고를 해결하기 위해 성매매를 다시 시작하는 등의 악순환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이인희 기자 leeih57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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