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충남, 입주여건 악화
주택물량 집중공급 ‘주원인’

정부 고강도 부동산 대책 이후 시장의 관망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대전과 충청지역 주택경기도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9일 한국감정원이 조사한 11월 첫 주 아파트 가격 동향을 보면 지방의 평균 매매가격 지수가 전주에 이어 소폭(-0.02%) 하락했다. 타 지역과 달리 대전은 8·2대책과 가계부채 대책 발표 이후에도 연이어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11월 첫 주 대전지역 매매가격 지수는 전주보다 오름폭이 다소 줄어든 0.04% 상승했다. 대전과 달리 정부 대책으로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며 직격탄을 맞은 세종시는 하락 국면을 맞고 있다. 올 들어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던 세종지역 아파트 매매가격은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상승폭이 줄더니 지난달 말에는 -0.06% 하락했다. 이달 첫 주에도 -0.03% 떨어졌다.

충북과 충남도 상황은 비슷하다. 올 들어 현재까지 -2.33% 매매가격 지수가 떨어진 충북은 연일 하강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주 -0.03% 떨어진 후 이달 첫 주에는 하락폭이 다소 둔화한 보합세를 유지했다. 충남은 지난달 초 0.01% 오른 이후 연일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달 둘째 주 -0.08% 떨어진 충남지역 아파트 매매가격 지수는 이달에도 -0.05% 떨어졌다.

대전과 충청지역의 신규 주택 입주 상황도 다소 엇갈린 전망이 나왔다. 주택산업연구원이 이날 발표한 11월 전국 입주경기실사지수(HOSI) 전망치는 76.7로 전월(73.8) 대비 소폭(2.9p) 상승하긴 했으나 2개월째 70선을 지속했다.

특히 대전은 전월대비 입주경기 전망치가 10.2p 상승한 82.1로, 서울(86.2) 다음으로 높았다. 반면 세종은 지난 9월 전망(77.1)보다 5.7p 떨어진 71.4를 기록했다. 충북도 전국 평균보다 낮은 72.7로 조사됐다.

충남은 지난 9월 84.8을 기록한 이후 연일 하락해 지난달 66.7, 이달 58.6으로, 전국에서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특히 충남지역은 11월 HOSI가 매우 낮기 때문에 주택사업자의 철저한 입주관리가 필요하다는 게 주산연의 연구원의 설명이다. 이처럼 충북과 충남지역의 매매가격 하락과 입주 여건이 악화된 것은 최근 몇 년 새 주택 물량이 집중 공급됐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지역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8·2 부동산 대책과 10·24 가계부채종합대책 등 연이은 규제 정책이 나오면서 시장의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다”며 “지역 주택시장 위축에 따른 분양권 매도지연 증가로 미입주 증가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재근 기자 jack333@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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