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서해안 발전의 핵심 교통축인 '장항선 복선 전철화 사업'이 드디어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다. 1931년 장항선 개통 이후 실로 86년 만에 지역민 숙원사업의 물꼬가 터졌다. 장항선은 수도권-충청-호남을 잇는 서해축인데도 단선·비전철로 운행되고 있다. 고속철도망을 갖춘 경부·호남선이 비하면 얼마나 열악한지 금방 알 수 있다. 장항선이 이제야 21세기 환황해권 경제시대에 걸맞은 미래지향적 물류-산업-관광 기능 등의 복합적인 인프라로 주목 받게 됐다는 건 크게 환영할 일이다.

서해축 고속철도망을 갖춰야 할 충남으로선 장항선의 복선 전철화가 가장 절박한 과제다. 현재 천안시~아산시 신창면까지는 수도권 전철이 운행되고 있고, 전북 익산~군산시 대야면까지는 2020년까지 복선 목표로 공사 중이다. 따라서 사업구간은 그 중간(신창~익산 대야)인 118.6㎞로, 차량구입비 3575억원과 공사비 5289억원 등 총 7915억원이 전액 국비로 투입될 전망이다.

그간 이 사업은 2006년 예타 경제성(B/C)에서 탈락한 이래 대상 선정 단계에서 조차 잇따라 밀리는 바람에 지역민의 상실감이 여간 컸던 게 아니었다. 2022년 장항선이 복선화되면 현재 디젤기관차로 운행하는 저속철을 벗어난다. 현재 천안에서 익산까지 2시간16분 소요되던 것이 1시간8분으로, 서천~서울은 현재 3시간에서 1시간26분으로 운행시간을 각각 절반이나 단축할 수 있다.

2020년 완공되는 서해선 복선 전철(홍성역~경기 화성 송산역)과도 연계돼 철도수송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장항선-서해선-경의선까지 연결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되는 까닭이다. '환황해 초광역철도'로서의 새로운 축이 설정된다고 할 수 있다. 서해연안 관광객 증가도 기대할 수 있다. 충남과 경기 지역 생산유발 8조 7336억원, 고용 창출 6만 6091명, 임금 유발 1조 3044억원 등의 경제적 효과도 제시되고 있다.

지금껏 소외됐던 서해안의 철도 인프라 사정을 감안한다면 이 사업을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다. 당장 내년 예산안에서 예타 조사 중이라는 이유로 삭감됐던 장항선 복선 건설 기본설계비 50억원을 다시 반영해야만 한다. 그래야 다음 일정이 풀려나간다. 모처럼 주어진 호기를 십분 살릴 수 있어야 한다. 지금까지 그랬듯이 지역정치권과 힘을 합해 이를 반드시 관철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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