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금강 어름치 복원사업은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새삼 일깨워준다. 충북 옥천군 이원면 일대 금강에 서식하던 어름치를 복원하기 위해 수년간 공을 들였지만 좀처럼 성과가 없는 모양이다. 충북 옥천군은 지난해 12월부터 11개월 동안 전문기관에 의뢰해 어름치가 살만한 곳을 모니터링 한 결과 어미 어름치의 흔적이나 산란탑 등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아직 복원사업의 성패를 확정하기엔 이르나 아쉬움이 남는다.

문화재청은 한국민물고기보존협회와 지난 2013년부터 금강 어름치 복원사업을 벌여왔다. 올해까지 5년간 새끼 어름치 2만3000마리를 이원면 일대 금강 하천에 방류했다. 이후 방류지를 중심으로 10여㎞ 구간의 하천 6곳을 조사했지만 채집이나 수중관찰을 하지 못했다고 한다. 옥천취수장 인근 수초 지대에서 발견한 새끼 어름치 12마리는 이곳에 서식하는 개체가 아닌 지난 8월 방류한 새끼로 추정했다.

그 흔한 금강의 어름치는 어떻게 사라진 걸까. 금강 주변은 여울이 깨끗하고 모래·자갈 등이 풍부해 어름치 서식환경으로는 제격이었다. 하지만 1980년대 이후 어름치는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개발바람과 함께 골재 채취 등으로 하천 환경이 파괴되면서 어름치는 서식 터전을 잃었다. 조사결과 방류지 주변의 하천 바닥이 평평해 어름치가 몸을 숨기기에는 적당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어름치가 서식하던 곳에서 외래어종인 배스 등이 발견됐다고 한다. 토종어종이 사라진 자리를 외래어종이 차지한 셈이다. 배스나 블루길은 토종 물고기를 닥치는 대로 잡아먹는 수중생태계의 교란자다. 충청지역 대부분 하천에서 목격될 정도로 번식력이 왕성하다. 자치단체들이 외래어종 포획에 나서고 있지만 개체 수는 줄지 않고 있다. 이러다 붕어·잉어·메기 같은 고유어종이 사라지지 않을까 걱정이다.

천연기념물 259호인 어름치는 국내에서만 서식하는 고유종 민물고기다. 수질오염 등 환경에 민감한 어종이다. 어름치가 서식한다는 건 하천이 건강하다는 반증이다. 파괴된 생태계를 원상복구 한다는 게 얼마나 힘겨운 일인지 어름치 복원 과정이 말해주고 있다. 포식성 외래어종은 퇴치하고, 토종어종 서식지는 보호해야 한다. 금강에서 어름치가 무리지어 다니는 모습을 다시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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