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매달 1~2편씩 포진…"한국도 매력적인 캐릭터 개발해야"

▲ [소니픽쳐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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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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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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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프랜차이즈 영화의 공습…어디까지 진화하나

내년 매달 1~2편씩 포진…"한국도 매력적인 캐릭터 개발해야"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 내년에 할리우드 프랜차이즈 대작들이 매달 1~2편씩 한국 관객을 찾아온다.

'어벤져스', '쥬라기 공원', '미션임파서블' 등 쟁쟁한 시리즈 영화들은 일찌감치 개봉일을 정해놓고 대기 중이다.

아직 개봉 시기를 확정하지 못한 한국영화들은 고정 팬들과 높은 인지도가 형성된 이들 프랜차이즈 영화에 맞서 내년에도 힘겨운 경쟁을 벌여야할 것으로 보인다.

◇ 매달 1∼2편씩 개봉…"외화 강세 전망"

먼저 다음 달 3일 개봉하는 '쥬만지:새로운 세계'를 시작으로 '메이즈 러너 3'(1월), '블랙팬서'(2월), '퍼시픽 림2'(3월), '어벤져스:인피니티 워'(4월), '엑스맨:뉴 뮤턴트'(4월), '데드풀2'(5월), '쥬라기 월드:폴른 킹덤'(6월), '앤트맨 앤 와스프'(6월) 등이 상반기에 차례로 관객과 만난다.

여름 성수기에는 '미션 임파서블 6'(7월), '맘마미아! 2'(7월)와 '인크레더블 2'(8월)가 한국영화 대작들과 경쟁하며 '베놈'(10월), '신비한 동물사전2'(11월), '엑스맨:다크 피닉스'(11월), '범블비'(12월) 등은 하반기 극장가를 장식할 예정이다.

해외 배급사들은 오는 11일부터 홍콩에서 열리는 아시아 최대 영화 전시회 '씨네아시아'에서 자사 영화의 트레일러를 공개하며 홍보에 나선다.

최대 화제작으로는 마블스튜디오의 '어벤져스:인피니티 워'가 꼽힌다.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 토르, 헐크, 호크아이, 블랙 위도우, 스파이더맨, 닥터 스트레인지 등 마블 히어로들이 총출동해 '천만 예약 영화'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이승원 CGV리서치센터장은 "내년에는 규모가 큰 프랜차이즈 영화들이 많아 외화 강세가 예상된다"면서 "이들 영화는 고정팬층과 인지도가 형성돼 있지만, 한국영화들은 새롭게 선보이는 작품이 많아 마케팅이나 홍보 면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 세계 흥행 20위 중 16편이 프랜차이즈…"안정적인 수입원"

흥행이 입증된 영화를 시리즈로 기획하는 프랜차이즈 영화는 '스타워즈' 시리즈를 시작으로 할리우드 메이저 제작사의 안정적인 수익원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누구나 아는 캐릭터를 바탕으로, 어느 정도 수준의 시나리오만 뒷받침된다면 흥행은 떼놓은 당상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물론 전편의 주연 배우를 그대로 캐스팅하고, 더 화려한 볼거리를 위해 천문학적인 제작비를 투입해야 한다는 것이 기본 전제다.

때로 자기복제나 소재고갈, 판에 박힌 이야기라는 혹평 속에 흥행에 실패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관객들은 다음 편을 기다린다.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매출 상위 20위 영화에는 '분노의 질주:더 익스트림', '슈퍼배드 3', '스파이더맨:홈커밍', '가디언즈 오브 더 갤럭시 vol 2', '원더우먼', '토르:라그나로크', '캐리비안의 해적:죽은 자는 말이 없다' 등 16편의 프랜차이즈 영화가 포함됐다.

국내에서도 올해 개봉 외화 흥행 20위권에 포함된 프랜차이즈물은 13편(65%)에 달했다.

◇ 프랜차이즈 영화의 진화…캐릭터 간 합종연횡

세계적인 거장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2년 전 슈퍼히어로 영화에 대해 "서부극이 몰락했듯이, 슈퍼히어로 영화도 서부극처럼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아직은 몰락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캐릭터 간 합종연횡을 통해 진화하고 있다.

최근 월트디즈니의 21세기폭스 인수 추진이 대표적이다. 디즈니는 폭스의 영화 스튜디오 부문과 케이블 방송채널 등 콘텐츠 자산을 인수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둘의 M&A(인수합병)가 성사되면 미디어업계의 판도 변화뿐만 아니라 프랜차이즈의 확장이라는 점에서 영화팬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폭스는 엑스맨, 울버린, 판타스틱 4, 데드풀 등 마블의 슈퍼히어로 영화 판권을 갖고 있다. 디즈니가 폭스를 인수하면 엑스맨을 어벤져스와 한 스크린에서 보게 될 가능성이 있다. '엑스맨'은 내년 4월 개봉하는 '엑스맨:뉴 뮤턴트'에서 나이 어린 돌연변이들을 전면에 내세우며 세대교체를 시도한다.

영화계 관계자는 "디즈니의 마블 캐릭터가 식상함을 주는 반면, 폭스의 엑스맨은 언제든지 변종이 가능해 생명력이 가장 긴 캐릭터"라며 "디즈니가 탐낼만하다"고 분석했다. 폭스는 이외에 '아바타', '혹성탈출', '에이리언' 등 인기 시리즈도 보유 중이다.


◇ 한국도 속편에 눈 돌려…"캐릭터 개발이 우선"

한국영화계도 시리즈 제작에 눈을 돌리고 있다. 내년에 '탐정2', '조선명탐정3', '신과 함께2'가 개봉한다.

'신과 함께' 제작사는 1편과 2편의 흥행 여부에 따라 3편 제작도 고려 중이다. 조선 시대 악동 도사의 활약을 그린 강동원 주연의 '전우치'도 속편 제작이 추진되고 있다. '전우치'는 2009년 개봉해 613만명을 불러모으며 한국형 슈퍼히어로 영화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그러나 속편 제작 전통이 없는 한국영화계가 할리우드 프랜차이즈 영화를 따라 할 수는 없다.

다만, 한 편의 영화를 통해 다양한 부가가치를 창출하려면 우리만의 매력적인 캐릭터를 개발할 필요는 있다고 영화인들은 입을 모은다.

할리우드 직배사의 고위 관계자는 "마블의 성공사례에서 보듯 프랜차이즈의 필수 요건은 확고한 캐릭터 구축"이라며 "관객과 소통이 가능한 캐릭터를 개발한 뒤에야 프랜차이즈 여부를 논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전찬일 영화평론가는 "속편의 전통은 사업 확장성 측면에서 바람직할지 모르지만, 비(非)창의성의 대표적인 사례"라며 "미국처럼 경제 규모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도 굳이 미국과 같은 길을 가야 한다는 발상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fusionj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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