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충남 계룡시가 전국 기초지방자치단체 가운데 교통안전 수준이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도로교통공단이 지난 한 해 동안 발생한 교통사고와 사상자, 인구, 도로 여건 등을 토대로 교통안전지수를 산출해 내놓은 결과여서 객관성이 있다. 계룡시의 높은 교통안전 수준과는 달리 충청지역 여러 지자체들은 만족할만한 성적을 받지 못했다. 교통안전 수준은 시민의 생명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간과해선 안 된다.

계룡시는 인구 30만 미만 시 가운데 A등급(100점 만점에 85.24점)을 받아 1위의 영예를 안았다. 30만 이상 시 지역에서는 경기 광명시가 81.51점으로 가장 높은 지수를 받았다. 충북 청주시는 63.86점으로 최하위 등급인 E등급을 받아 대조적이다. 과속, 신호위반 등 18개 세부지표를 계량화한 수치다. 전국 229개 기초지자체 가운데 옹진군과 울릉군을 제외한 227곳을 대상으로 폭넓게 조사했다.

계룡시의 교통안전 수준이 전국 으뜸인 이유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계룡시는 2003년 개청한 비교적 역사가 오래되지 않은 신흥도시다. 신도시를 조성하면서 도심과 외곽을 연결하는 도로를 잘 구비했다. 교통사고의 위험성이 있는 곳은 선형을 개선하거나 교통표지판을 설치하는 등 선제적 조치를 취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시민들의 교통안전의식 수준이 높다는 점이다.

교통안전지수 상위 지역과 하위 지역은 교통사고 발생 건수에서도 완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낮은 지수를 받은 곳은 교통사고율도 높다. 우리나라의 교통사고율과 교통사고사망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최고 수준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다. 인구 10만명 당 사망자 수는 9.1명, 자동차 1만대 당 사망자 수는 1.9명으로 OECD 평균의 2배에 달할 정도다.

시·군별 교통안전 취약부분을 교통안전 지수가 제시해주고 있다. 예컨대 인구 30만 이상 시 그룹에선 교차로 사고에, 30만 미만 도시에서는 보행자 사고에 취약점이 드러났다. 교통정책을 수립하거나 시설물을 설치할 때 참고할 만하다. 당장 최하위 등급을 받은 지자체는 교통안전 지수를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을 배가해야할 줄 안다. 운전자와 보행자의 교통법규 준수도 빼놓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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