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 캐릭터 했을 때 대중이 좋아해 주는 것 같아…틀 깨고 싶다"

'마녀의 법정' 정려원 "없던 여자 마이듬, 반갑고 두려웠죠"

"센 캐릭터 했을 때 대중이 좋아해 주는 것 같아…틀 깨고 싶다"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저 이듬이와 좀 닮아진 것 같나요? (웃음)"

최근 월화극 1위로 퇴장한 KBS 2TV '마녀의 법정'에서 주인공 마이듬 검사를 연기한 배우 정려원을 13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 만났다.

'마녀의 법정'은 시청률 10%를 넘기가 힘든 드라마 환경에서 시원하게 두 자릿수를 기록하며 호평받았다.

정려원은 작품 흥행에 대해 "저희도 초반에는 한 7%를 목표로 잡았다. 1등은 생각도 못 했는데 많은 분이 좋아해 주셔서 감사했다"며 "배우들이 대본을 볼 때 재밌었던 것처럼 시청자도 그렇게 봐주셔서 신이 많이 났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작가님이 오랜 시간 공들여서 검사들과 인터뷰하고 사건에 대해서도 디테일하게 준비하셔서 대본에 대한 자부심이 엄청났다"며 "처음부터 끝까지 한 번도 흔들림이 없어 저희도 팀워크가 좋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마이듬은 기존 드라마에서는 보기 어려웠던 여성 캐릭터였다. 정려원 역시 드라마 방송 도중 한 차례 진행된 간담회에서 "마이듬은 내가 닮고 싶은 여자"라고 했을 정도로 역할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남녀 성격이 기존과 바뀌었기에 더 잘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보통 남자들이 관계를 주도적으로 끌고 나가고, 여자는 조력자 역할을 많이 하잖아요. 그런데 기존에 없던 여자 이듬이를 제가 잘해내면 정말 멋있겠다 생각했죠. 실제로 이듬이와 좀 닮아진 것 같아요. 저도 욱하는 면이 있거든요. 이듬이처럼 머리 회전이 빠르지 않아서 논리적으로 얘기를 못 할 뿐…. (웃음)"

그는 또 "시대도 변하고 여자들이 더 목소리를 낼 곳이 많아지는데 드라마에서도 그런 게 나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던 찰나에 이듬이가 후광을 달고 나타났다"고 웃으며 "반가우면서도 두려웠다"고 덧붙였다.

초반 다소 우악스러워 보이는 이듬 캐릭터를 보여주는 게 어렵지 않았냐는 물음에는 "그렇지 않아도 내성적인 제 성격과 다른 면이 많아 힘이 많이 들어갔다. 모험이라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정려원은 '여검'으로 불린 윤현민과의 호흡에 대해서는 "현민이는 최고다. 정말 괜찮은 배우고, 마음도 예쁘다. 사랑을 많이 받은 사람 같다"고 말했다.

로맨스가 상대적으로 적어 아쉽지 않았냐고 묻자 그는 "오히려 초반에 작가님께서 거의 없을 것처럼 말씀하셔서 아예 없을 줄 알았다. 그래서 오히려 관계에 진전이 있었을 때 재밌게 촬영했다"며 "한 6부까지 어두웠던 극을 밝게 만들어준 것 같다"고 답했다.







정려원은 2000년 그룹 샤크라로 데뷔, 이후 연기자로 전향했다. 그는 영화 'B형 남자친구'(2005), '두 얼굴의 여친'(2007), '김씨 표류기'(2009), '적과의 동침'(2011), '통증'(2011), '네버엔딩 스토리'(2012)와 드라마 '안녕, 프란체스카'(2005), '내 이름은 김삼순'(2005), '넌 어느 별에서 왔니'(2006), '자명고'(2009), '샐러리맨 초한지'(2012), '드라마의 제왕'(2012~2013), '메디컬 탑팀'(2013), '풍선껌'(2015) 등 다수 작품에 출연했다.

정려원은 "이번에 제 연기에 대한 칭찬이 가장 많았기에 매우 행복했다"며 "정말 심혈을 다해 에너지를 기울이면 그게 화면으로도 보이는구나 생각이 들어 뿌듯했다"고 말했다.

"'재발견'이란 이야기를 많이 듣는데, 어쨌든 다시 보게 됐다는 이야기니까 전 기뻐요. 그리고 이듬이를 통해 알게 됐는데, 대중은 제가 얌전하고 착한 역할보다 재밌고, 센 캐릭터를 했을 때 좋아해 주시는 것 같더라고요. 점점 제 길을 찾아가고 있는 과정인 것 같아요."







정려원은 '마녀의 법정'을 통해 올해 'KBS 연기대상'에서도 비중 있는 상을 받을 것으로 예측된다.

그는 수상을 기대하느냐는 물음에 "후보에 올랐다는 기사를 보고 기분이 정말 좋았다"며 "그저 저는 뜻깊은 작품을 즐겁게 했는데, 거기에 상까지 받는다면 그야말로 보너스고 꿈같은 일일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또 "제가 2002년에 KBS 아침극으로 데뷔하기는 했지만 KBS 미니시리즈는 처음이라 KBS 시상식에 가는 것도 처음이다. 설렌다"고 덧붙였다.

정려원은 "작품마다 그 작품이 제일 힘들었기에 오히려 슬럼프는 없었다"며 "항상 틀에 갇히지 않고 깨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li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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