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야당 존재감 확립 과제… 내부 계파갈등 청산도 시급

▲ 13일 오후 국회 의장 접견실에서 열린 국회의장-여야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정세균 의장과 여야 원내대표들이 서로 엇갈려 손을 잡고 있다. 왼쪽부터 국민의당 김동철,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 정 의장,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새 원내사령탑에 3선의 김성태 의원이 선출되면서 앞으로 1년 간 원내 전략 지휘봉을 진두지휘하게 됐지만 원내대표로써 그가 맞닥뜨려야 할 현실이 녹록치는 않아 보인다.

우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등이 예산안 통과 과정에서 보여준 공조강화는 116석의 한국당 의석수를 무력하게 만들었다. '한국당 패싱' 논란까지 일면서 체면마저 구겨졌다. 이와 관련해 김 원내대표는 13일 취임 인사차 찾아간 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와 첫 만남부터 신경전을 벌였다.

김 원내대표는 "아주 고의적이고 의도적으로 제1야당을 패싱한 밀실거래는 하지 말아 달라. 미우나 고우나 제1야당인 한국당과 협상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우 원내대표는 "한국당과 이야기해서 뭐가 되면 (패싱) 할 일이 없다. 한국당과 대화해서 될 일이 없다"면서 "저희가 보기에 (한국당이) 반대를 위한 반대만 하니깐, 결국 여당은 (해야 할) 일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맞받아쳤다.

한국당을 제외한 모든 정당의 의석수를 합하면 과반을 넘어서는 168명으로, 실제 한국당은 예산안 처리를 비롯한 각종 원내 협상 과정에서 번번이 밀렸다. 때문에 12월 임시국회에서는 새로운 전략을 통해 반전을 꾀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이번 임시국회에는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신설법과 검·경 수사권 조정, 국가정보원법, 선거구제 개편, 개헌안 등 휘발성이 강한 이슈가 산적해 있다. 특히 각종 쟁점 법안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민주당과 국민의당이 공조한다면 한국당은 또다시 속수무책으로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다. 그만큼 김 원내대표의 가장 시급한 숙제는 국민의당과의 올바른 관계 정립이다.

그렇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정부·여당에 맞서 정책경쟁을 벌이며 제1야당의 면모를 보여줘야 한다. 보수정당으로서 문재인 정부의 '포퓰리즘 정책'을 저지하고, '안보정당'으로서의 존재감을 부각시켜야 한다. 특히 6월 지방선거에서 국민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다양한 정책을 통해 국민적인 지지를 얻어내야 하는 절박한 처지다. 지방선거 패배 시 한국당의 앞날은 더욱 힘들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국당의 해묵은 과제인 계파 갈등 청산과 홍 대표와의 관계설정도 주목된다. 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 이후 당에 절대적인 영향을 주는 최대 계파는 사라졌지만, 여전히 당내 계파 갈등은 해소되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김 원내대표는 계파 화합 차원에서 당내 친박계로 통하는 함진규 의원을 정책위의장으로 영입했다.

서울=백승목 기자 sm1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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