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ck 3d gpu
바로가기
왼쪽 메뉴로 이동
본문으로 이동

    [계속되는 생방송 드라마] "한류 만든 동력…정답이 없어" ③

    "시장에 빠르게 대응하며 경쟁력 키워"…"최소 방송 1~2주 전 대본 나와야"
    "다양한 장르, 완성도 높이기 위해 사전제작 필요"

    2018년 01월 07일(일) 제0면
    연합뉴스 cctoday@cctoday.co.kr

    전체선택후 복사하여 주세요. 닫기

    ▲ KBS 2TV '태양의 후예'
    (서울=연합뉴스) KBS 2TV '태양의 후예' 스틸컷. 2015.12.24
    ▲ KBS 2TV '태양의 후예' (서울=연합뉴스) KBS 2TV '태양의 후예' 스틸컷. 2015.12.24
    ▲ (서울=연합뉴스)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포스터        2014. 7.9
    ▲ (서울=연합뉴스)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포스터 2014. 7.9
    ▲ [JTBC 제공]
    ▲ [JTBC 제공]
    [계속되는 생방송 드라마] "한류 만든 동력…정답이 없어" ③

    "시장에 빠르게 대응하며 경쟁력 키워"…"최소 방송 1~2주 전 대본 나와야"

    "다양한 장르, 완성도 높이기 위해 사전제작 필요"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글쎄요. 모르겠어요. 답이 없는 것 같아요. 내가 사전제작도 해보고 다 해봤지만 답이 없어요."

    스타 PD 출신에, 현재는 메이저 제작사 대표인 이장수 로고스필름 대표는 이렇게 말하며 허탈하게 웃었다. 드라마의 시청률과 완성도를 모두 잡기 위한 방법은 34년 경력의 베테랑 '드라마쟁이'에게도 여전히 풀기 어려운 문제인 것이다.

    '생방송 드라마'가 여러 폐해를 안고 있지만, 바로 그러한 제작 과정 속에서 수많은 대형 히트작이 탄생했고 오늘날의 한류가 만들어졌다. '겨울연가' '가을동화' 풀하우스' '별에서 온 그대' '상속자들' '미남이시네요' '대장금' '올인' '도깨비' 등 한류 드라마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작품들은 하나같이 정신없이 바쁘고 아슬아슬한 촬영 과정을 통해 탄생했다. 유일한 예외가 '태양의 후예'다.

    이 대표는 "분명한 것은 제작 시스템을 발전시켜야 하는 것"이라며 "사전제작이든 아니든 드라마를 좀 더 정교하게 제작하고, 제작비가 좀 상승해도 근로여건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생방송 드라마' 제작하며 한류 드라마 경쟁력 키워"

    이장수 로고스필름 대표는 PD로서 '아름다운 그녀' '아름다운 날들' '별을 쏘다' '천국의 계단' '러브스토리 인 하버드' 등 숱한 히트작을 냈고, 제작자가 돼서도 '넝쿨째 굴러온 당신' '김과장' '굿닥터' 등 대박 작품들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그가 PD 시절 쓴맛을 본 작품이 있으니, 바로 사전제작을 통해 완성된 '로드 넘버원'이었다.

    이 대표는 "지금도 생방송 드라마가 만들어지는 데는 캐스팅, 시청률 등 여러 복합적인 이유가 있는 것"이라며 "잘 만들어보고 싶어서 사전제작을 했는데 실패했으니 뭐가 정답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대본 문제는 짚었다. 이 대표는 "늘 안타까운 것은 대본이 늦게 나오는 것"이라며 "최소한 방송 1~2주 전에는 대본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화유기'처럼 CG가 많이 투입되는 경우를 제외한 설명이다. 한때 드라마계를 좀 먹었던 '쪽대본'은 이제 사라진 듯하지만, 여전히 대본 지연은 드라마계 고질 병폐다. 대본만 여유가 있다면 바쁘게 찍어도 방송사고 방지할 시간은 번다는 것이다.

    '생방송 드라마'로 하나의 드라마를 주 2회씩 60분 이상 방송하는 나라는 세계에서 한국이 유일하다. 미국의 경우는 한편의 미니시리즈 드라마를 방송하면서 중간중간 쉬기도 한다. 국내에서도 유명한 '24시'는 24부작인데, 미국에서 6개월에 걸쳐 방송됐다.

    이 대표는 "그런 차별점이 해외에서 한국 드라마가 경쟁력을 발휘하는 것 아니겠냐"며 "시장에 반응하며 발빠르게, 많이 찍는 과정에서 드라마성이 강해지고 연속성도 강해졌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드라마 제작편수가 급증하는 것에 대해서도 "걱정하거나 논할 이유가 없다"고 잘랐다.

    이 대표는 "상업성이 없으면 사람들은 안본다. 시장에 맡겨야 한다. 모든 것은 시장이 알아서 정리해줄 것"이라며 "우리는 이런 가운데 드라마 제작 시스템을 발전시켜나가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 "후반 작업 공들여 완성도 높이려면 사전제작해야"

    미국, 일본 등에서는 주 1회 방송이 보편적이며 방송 두달 전에 촬영을 끝내고 후반 작업을 길게 한다. 심지어 미국은 회별 제작진이 다르다. '굿닥터'의 미국 리메이크작인 '더 굿 닥터'의 유건식 KBS 프로듀서는 "미국은 에피소드별로 연출자와 스태프가 다 다르다. 팀 별로 대개 8일간 촬영을 진행한다"며 "이런 시스템에서는 방송사고가 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생방송 드라마 제작은 외국의 시선에서 보면 굉장히 불가사의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JTBC 드라마 '맨투맨'에 이어 '사자'의 사전제작에 돌입한 황지선 마운틴무브먼트 스토리 대표는 "드라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촬영을 끝내는 게 문제가 아니라, 후반 작업을 할 시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돈이 더 들더라도 여유 있게 제작을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대표는 "시청자의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후반 작업에 공을 들여야 한다. 음악, CG, 색보정, 편집 등이 굉장히 힘들다"면서 "또 액션, 판타지 등 다양한 장르를 소화하기 위해서도 사전제작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자'는 방송사 편성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오는 8일 촬영을 시작한다. '맨투맨'을 성공시킨 황 대표의 자신감이다.

    배우와 스태프는 사전제작드라마를 선호한다. 밤샘 촬영을 하지 않아도 되고, 방송 모니터링도 여유롭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15년 MBC TV '앵그리맘'을 '생방송 드라마'로 찍고, 2017년 JTBC '품위 있는 그녀'를 사전제작드라마로 찍은 김희선은 두 드라마로 모두 호평을 받았지만, '품위 있는 그녀'로 훨씬 큰 반향을 일으켰다.

    김희선의 소속사 힌지엔터테인먼트의 이기우 대표는 "배우로서는 사전제작이 훨씬 좋다"며 "제작시점과 방송시점에 다소 차이가 나도 여유롭게 찍고 완성도를 기할 수 있다. 그래서 차기작도 최소 방송 두달 전에 촬영을 시작하는 작품을 위주로 고르고 있다"고 밝혔다.

    방송가에서는 '태양의 후예'의 성공으로 촉발된 사전제작 바람이 이어지기 위해서는 중국 시장이 다시 열리는 등 해외 판로가 뚫려야 한다고 말한다. 리스크를 낮춰줄 장치가 담보돼야 사전제작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장수 대표는 "한국 내수 시장으로는 너무 힘들다"며 "중국 시장과 일본 시장이 다시 예전처럼 활성화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pret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