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 8900만원 들여 대리석 벽면 교체 완료
틈새 벌어지는 등 부실... 업체 관련 공사 경험 無

충남도가 도청사의 '얼굴'격인 로비(지하 1층·지상 1층)를 새롭게 단장하기 위해 수억원을 투입했지만 날림·부실 시공됐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7일 도에 따르면 도는 '도청사 공간 디자인 재구성 공사'의 일환으로 도청의 상징성 제고와 도민의 자부심 강화를 위해 총 사업비 2억 8900만원을 들여 엘리베이터홀 및 컨텐츠홀 대리석 벽면 교체 공사를 진행해 지난달 완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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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남도청 1층 대리석 교체 공사 천장 마감. 벽면과 천장이 연결되지 않아 1.5㎝ 가량의 틈이 벌어져 있다.(왼쪽 사진) 충남도청 지하 1층~지상 1층 계단 모습. 계단과 교체한 대리석 벽면이 연결되지 않아 큰 틈이 보인다. 사진=조선교 기자
그러나 취지가 무색하게 대리석 벽면 곳곳은 틈새가 벌어지거나 깨져 있는 등 정상적으로 공사가 시행됐다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허술한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모서리가 깨져 실리콘 등 자재로 빈 부분을 채운 대리석 10여점과 틈새가 깨진 대리석 최소 30여점 이상이 그대로 사용됐으며 일부 대리석의 경우 마감 공사를 제대로 하지 않은 채 위태롭게 벽면에 부착돼 있어 안정성도 담보할 수 없어 보였다. 공사가 완료된 지 일주일이 넘었지만 대리석 사이의 간격을 맞추기 위해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날카로운 쇳조각 등도 벽면에 그대로 부착된 채 곳곳에서 발견됐다. 일부 쇳조각은 성인의 정강이나 이마 높이에 부착돼 있기도 했다. 도청을 찾은 한 40대 민원인은 1㎝ 가량 벌어져있는 대리석 벽면과 계단의 틈새를 가리키며 “공사가 완료됐다고 생각치 못했다”며 “전문가가 아닌 내가 보더라도 부실하게 공사한 것을 알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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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공사가 허술하게 진행된 것은 시공을 맡은 업체가 이 같은 건식공법 관련 공사를 해 본 경험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입찰을 통해 해당 공사를 맡은 A 업체 대표는 “해당 시공을 해본 적이 없었다”며 “투찰 등을 아웃소싱 업체에 맡겨 입찰에 참가해 공사 내용을 미리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대리석 벽 작업을 한 경험이 없는 업체가 입찰에 참여해 적격심사 등을 통과하고 공사를 수주해 진행한 셈이다.

이에 대해 도 관계자는 "(적격심사에서는)업체의 경영 상태와 입찰 가격, 시공 실적 등을 검토하는데 실적은 관련 협회를 통해 확인한다"며 "석공사의 포괄적인 범위의 실적을 봤을 뿐 해당 시공의 경험이 있는지 세부적으로 볼 수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도는 A 업체에 부실 시공된 부분에 대한 보완을 지시한 상태다.

조선교 기자 mission@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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