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범 충남도 재난안전실장
[투데이 기고]


매년 겨울이면 그해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지 안 올지를 예측하는 뉴스가 빠짐없이 언론지상을 채운다. 그만큼 겨울철 내리는 눈은 동심과 설렘을 불러일으키는 소재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많은 눈은 아름답게만 느낄 수 없는 재난 중 하나임을 알아야 한다. 눈과 함께 동반되는 추운 바람과 미끄러운 길은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에서는 기온이 영하 38℃, 체감온도가 영하 69.4℃까지 떨어지는 등 1918년 1월 이후 100년 만에 기록적인 한파가 발생해 현재까지 최소 19명 이상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2017년 12월부터 현재까지 223명의 한랭 질환자와 이로 인한 사망자만 7명이 발생했을 정도로 겨울철 안전사고 예방과 건강관리는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한파주의보는 10월부터 4월까지 아침 최저기온이 전날보다 10℃ 이상 하강해 3℃이하이고 평년값보다 3℃가 낮을 것으로 예상될 때 또는 아침 최저기온이 -12℃이하가 2일 이상 지속되거나 급격한 저온현상으로 중대한 피해가 예상될 때 발효된다. 한파 경보는 아침 최저기온이 전날보다 15℃ 이상 하강해 3℃ 이하이고 평년값보다 3℃가 낮을 것으로 예상될 때 또는 아침 최저기온이 -15℃ 이하가 2일 이상 지속되거나 급격한 저온현상으로 광범위한 지역에서 중대한 피해가 예상될 때 발효된다.

충남도는 겨울철 한파 피해를 줄이기 위해 10개 부서로 이뤄진 한파대책 종합지원상황실을 구성, 한파 특보 발효 시 탄력적으로 운영 중에 있다. 특히 독거노인, 노숙자, 쪽방촌, 장애인 등 취약계층에 대한 한파 피해 예방 대책 추진과 노숙인 동사방지를 위해 노숙인 방문상담, 응급보호 서비스연계 등 취약계층 안전관리에 힘쓰고 있다. 또한 관련부서 및 시·군과 긴밀한 협조를 통해 국민행동요령 홍보와 취약계층 문자 발송 등 다양한 예방활동을 실시 중이다.

이번 겨울철 기온은 평년(0.6℃)과 비슷하겠지만 대륙고기압과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을 받아 기온변화가 클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한파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다음 사항을 미리 숙지해 준비해야 한다. 겨울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빙판길이 많아 자칫 넘어지면 큰 부상을 입을 수 있으므로 반드시 장갑을 착용하고 주머니에 손을 넣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외출 후에는 손발을 깨끗하게 씻고 과도한 음주, 피로가 누적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가정에서는 수도계량기, 보일러 및 노출된 배관은 보온을 위해 헌옷 등으로 채우고 장기간 집을 비우게 될 경우에는 수도꼭지를 조금씩 열어 둬야 동파를 예방할 수 있다. 또 갑자기 기온이 떨어지면 심장, 혈관, 호흡기, 신경계통과 피부병 등 건강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유아, 노인, 몸이 불편하신 분이 계신 가정에서는 난방에 신경을 써야 한다. 자동차 안전대책을 위해서는 도로의 결빙에 대비해 스노체인 등을 준비하고, 부동액, 배터리, 각종 오일 등 자동차 상태를 사전에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 농축산분야에서는 폭설에 대비하여 비닐하우스 등은 받침대를 보강하고 위급 시 비닐을 찢어 재배시설이 무너지는 것을 예방하고 작물을 재배하지 않는 빈 하우스는 비닐을 걷어내는 것이 좋다. 축사 등은 보온재와 난방기를 준비하고 급수시설에 대한 점검 및 보온으로 동파를 방지해야 한다.

절기상 지난 5일 소한(小寒)을 지나 겨울 추위의 절정기인 대한(大寒·20일)으로 치닫고 있다. 다가오는 자연재난을 막을 수 없지만 미리 알고 대처하면 그 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다. 도민 모두가 겨울철 대비 행동요령을 잘 숙지해 남은 겨울 따뜻하고 행복하게 보내시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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