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효자종목 쇼트트랙
1992년 알베르빌서 정식종목 채택, 한국선수들 체형 작고 탄탄해 이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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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30일 앞둔 지난 10일 오후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대회 G-30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대한민국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들이 훈련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한국의 동계스포츠 메달밭인 쇼트트랙은 사실 정식 명칭이 아니다. '쇼트트랙(Short track) 스피드스케이팅'이 정확한 명칭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쇼트트랙은 스피드스케이팅으로 불리는 '롱트랙(Long Track) 스피드스케이팅'에서 나왔다.

쇼트트랙의 시초는 1900년대 북미에서 인기를 끌던 경주식 스피드스케이팅이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트랙의 길이와 경기 방식 등 룰이 명확해지면서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이라는 독립 종목으로 거듭났다.

쇼트트랙이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인정받은 건 오래되지 않았다. 스피드스케이팅은 1924년 제1회 샤모니 동계올림픽부터 정식 종목으로 펼쳐졌지만, 쇼트트랙은 1992년 제16회 알베르빌 동계올림픽부터 포함됐다.

한국 쇼트트랙은 단숨에 세계 정상의 자리에 올랐다. 한국은 알베르빌 대회 남자 1,000m에서 김기훈이 1분 30초 76의 세계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이준호도 동메달을 획득했다. 김기훈과 이준호는 남자 5,000m 계주에서도 세계신기록으로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한국 쇼트트랙은 승승장구했다. 1994년 릴레함메르 대회에서 금메달 4개, 1998년 나가노 대회에서 금메달 3개,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에서 금메달 2개 등을 획득하며 효자종목 노릇을 톡톡히 했다. 2006년 토리노 대회에선 안현수(빅토르 안)와 진선유가 각각 3관왕에 올랐고, 2010년엔 이정수가 2관왕을 차지했다.

2014년 소치 대회에선 여자 계주와 박승희가 금메달을 획득했다. 한국은 쇼트트랙이 동계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나온 144개의 메달 중 42개(금메달 21개, 은메달 12개, 동메달 9개)를 싹쓸이했다. 전문가들은 한국 쇼트트랙이 강세를 펼치는 이유에 관해 체계적이고 엄청난 양의 훈련, 우수한 코치들의 지도력, 그리고 체형에서 나오는 이점에 있다고 입을 모은다.

쇼트트랙은 좁은 트랙에서 겨루는 종목인 만큼, 신체의 중심이 낮고 안정적인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 체형이 크고 근육질의 몸을 가진 서양 선수보다 작고 탄탄한 동양인 체형이 유리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 선수들은 폭발적인 파워가 필요한 단거리 종목보다는 지구력이 중요한 장거리에서 두각을 나타낸다. 쇼트트랙의 묘미는 박진감 넘치는 경주식 레이싱에서 나온다. 쇼트트랙은 스피드스케이팅과는 달리 기록보다 경쟁을 통해 순위를 매긴다. 선수끼리 접촉이 발생할 수 있고 충돌 가능성이 커 이변이 속출한다.

이 때문에 거친 플레이를 하거나 교묘히 반칙을 써 경기판을 흔드는 작전도 나오곤 한다. 유독 중국 대표팀이 한국을 상대로 반칙 작전을 많이 펼치곤 한다. 대표적인 선수가 중국 여자대표팀 판커신이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나서는 최민정(성남시청), 심석희(한국체대)는 지난해 2월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과 올 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대회에서 판커신의 반칙으로 불이익을 받기도 했다.

반칙으로 인한 변수가 속출하다 보니 ISU는 반칙으로 인해 넘어질 경우 예선 통과 자격을 부여하는 어드밴티지 규정을 신설했다.

그러나 결승에선 어드밴티지 규정이 통용되지 않는다.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최소 금메달 3개 이상을 따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가장 확실한 종목은 '쌍두마차' 최민정과 심석희가 출격하는 여자 1,000m, 여자 1,500m, 여자 3,000m 계주다. 특히 최민정은 사상 처음으로 쇼트트랙 4개 종목에 걸린 금메달 싹쓸이를 노린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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