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품작 ‘잘못된 전시’ 건설업과 건축 의미 동일시 부정… 본연 건축의미 고민

배대재 건축학과 학생이 전국 규모 공모전에서 건축가와 교수 등을 제치고 당선됐다.

주인공은 배재대 건축학과 3학년 김나연(23·여·사진) 씨다. 김 씨는 단 한 작품을 뽑는 한국건축가협회 주최 ‘제1회 시대정신전:양가주망 공간’에 최종 당선됐다.

이번에 처음 열린 공모전은 한국건축가협회 젊은건축가위원회가 신진 건축가들의 창작성을 배가하기 위해 기획됐다. 심사위원들은 지난해 10~11월 출품된 25작품을 대상으로 1·2차 심사를 거쳐 김 씨의 ‘잘못된 전시’를 선정했다. 그의 작품은 건물의 모든 창과 입구를 막은 작품으로 꾸며졌다. 건물 기능을 가늠케 했던 입구를 막아 건물을 부정하는 의미를 담았다.

김 씨는 “건설업과 동일시되는 건축의 의미를 부정해 본연의 건축이 무엇인가 질문하고자 했다”고 작품 의도를 설명했다. 기존의 건축이 안전 등에 치중했다면 전시 디자인과 전시에 대한 반응까지 염두에 둔 수작이라는 게 심사위원들의 반응이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이종건 경기대 교수는 “당선작은 한 마디로 건축 그 자체를 심각하게 재고하지 않는 한 앙가주망(사회참여)도 무의미하다는 것을 주장한 셈”이라며 “우리 건축사회가 건축가 조건영 이후 참으로 오래간만에 마주치는 아방가르드의 정신”이라고 평가했다.

김 씨의 작품은 수상 특전으로 11일부터 내달 10일까지 서울 혜화동 ‘SPACE M’에서 전시된다. 조재근 기자 jack333@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