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 대제중 이재혁 군
참사 당시 15명 목숨 구해
졸업식서 선행·특별상 등
“희생자분들 명복 빕니다”

▲ 29명이 희생된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 당시 15명의 소중한 목숨을 구한 제천 대제중학교 이재혁(16) 군이 7일 졸업식에서 선행 학생상을 받은 뒤 김병우 충북도교육감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충북도교육청 제공

"상을 받고도 마냥 기뻐할 수 없다는 게 안타깝습니다. 다시 한 번 돌아가신 희생자 여러분의 명복을 빕니다."

29명이 희생된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 당시 15명의 소중한 목숨을 구한 제천 대제중학교 이재혁(16) 군이 7일 졸업식에서 많은 상을 받았지만 얼굴은 밝지 않았다.

이 군은 이날 178명의 졸업생과 학부모가 지켜보는 앞에서 단상에 올라 도교육감이 주는 선행 학생상, 제천시장의 자랑스러운 청소년상, 학교장 특별상을 잇달아 수상했다.

모두 제천 화재 현장에서 필사적으로 사람들을 구한 선행을 기리는 상이다.

이날 졸업식에 직접 참석한 김병우 도교육감과 이근규 시장은 이 군에게 상을 주며 용기 있는 행동을 칭찬했다.

이 군은 수상 소감을 통해 "제천 참사처럼 위험에 처한 누군가를 구해야 한다면 변함없이 행동할 것"이라며 "이번 일이 우리 사회를 안전하게 변화시키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제천디지털전자고 전기전자과에 진학할 예정인 이 군은 "열심히 공부해 전자기술 분야에서 손꼽는 전문가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지난해 12월 21일 제천 스포츠센터에서 불이 났을 때 이 군은 할아버지와 함께 4층 헬스클럽에서 운동하고 있었다.

당시 이 군은 헬스클럽 관장의 대피 지시에 따라 건물을 빠져나오다 2층 계단에서 불길이 치솟아 더 내려가지 못한 채 우왕좌왕하는 여성 15명을 발견, 계단 창문틀을 뜯어내 무사히 건물 밖으로 대피시켰다.

이 과정에서 연기를 들이마신 이 군과 이 군의 할아버지는 수일간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아야 했다.

정성수 기자 jssworld@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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