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협의회 건물 활용안 논의

“이제는 유족과 지역 사회의 치유가 필요할 때입니다.”

제천시가 화재 참사 48일 만에 추모 현수막을 걷어내는 등 조심스레 ‘치유 모드’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시는 참사 희생자 49제를 지낸 지난 7일 오후를 기점으로 시내와 읍·면 지역에 걸린 추모 플래카드를 철거했다.

시는 다만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제천체육관 주변 추모 플래카드 22장은 분향소가 운영될 때까지 그대로 두기로 했다. 시가 이날 철거한 현수막은 79장이다. 유가족들은 지난 3일 회의를 열어 49제를 지내면 현수막을 철거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시 관계자는 “유족의 뜻에 따라 현수막을 철거했다”며 “합동분향소는 경찰의 수사 결과를 지켜본 뒤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지금까지는 희생자들을 추모했다면 이젠 “유족과 지역 사회를 치유하는 과정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오고 있다.

제천 화재시민협의회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희생자들의 49제를 기점으로 근조 현수막을 철거해 치유 과정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합동분향소는 일반 시민에게 부담이 되고 비용이 많이 들어 시민회관이나 용두동 주민센터로 옮겨 운영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협의회는 또 유족과 건물주가 협의해 건물 소유권을 유족으로 이전하고 철거한 공간은 유족 의견을 반영해 공공시설로 활용하자는 제안을 하기도 했다. 이 협의회는 시민 의견을 정리해 정부에 전달하고 화재 사건과 관련한 갈등 조정, 시민이 공감하는 문제 해결안 제시 등을 위해 지난달 25일 발족했다.

한편, 지난해 12월 21일 발생한 화재는 29명이 숨지고 40명이 다치는 대형 참사를 빚었다.

제천=이대현 기자 lgija20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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