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하나된 열정(Passion. Connected)'을 슬로건으로 평창 동계올림픽이 오늘 저녁 화려한 개막식을 갖는다. 올림픽 정신과 한국인의 따스한 정이 한데 어우러진 지구촌 축제의 장이 펼쳐진다. 동계올림픽 사상 가장 큰 규모인 92개국 2900여명이 오는 25일까지 17일간 세계 최고의 기량을 겨룬다. 동계올림픽 사상 첫 남북 단일팀이 출전함으로써 평화올림픽의 면모도 갖췄다. 대한민국의 브랜드를 세계에 유감없이 과시하는 절호의 기회로 삼아야 하겠다.

어제 첫 공식경기에서 우리 선수들이 쾌조의 스타트를 보여줬다. 컬링 혼성 2인 믹스더블 경기에서 핀란드에 압도적인 우위을 보이며 첫 승을 거뒀다. 스키 경기의 꽃이라고 불리는 스키점프도 예선전에 들어갔다. 오늘 저녁 8시부터 2시간 동안 개막식이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진행된다. '행동하는 평화(peace in motion)'를 주제로 강원도 다섯 아이들이 등장하는 개막식은 한편의 겨울동화처럼 감동의 평화 메시지를 선사할 것 같다.

각국 주요 인사들이 개막식에 참석한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 등 정상급 인사는 21개국 27명이다. 단순한 스포츠 행사를 넘어 국제 외교의 장이 마련된 것이다. 북한은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단장으로 김여정 제1부부장, 최휘 국가체육지도위원장,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 등으로 꾸려진 북한 고위급 대표단이 참석한다.

북한 참가를 싸고 말들이 많았지만 남북 공동입장, 단일팀 출전의 의미는 폄훼될 수는 없다. 평화올림픽의 의의를 세계인에게 심어 주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유엔이 지난해 10월 평창올림픽 휴전 결의안을 채택한 배경을 살펴 볼 필요가 있다. 평화의 제전으로 치르려는 세계인의 의지와 상통한다. 올림픽 이후에도 남북 화해와 평화의 디딤돌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성공적인 대회로 마감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겠다. 두 번의 실패를 딛고 세 번째 도전끝에 유치에 비로소 성공했다. 그 당시 세계인에게 호소한 것은 '꿈과 희망'이었다. '하나된 열정'으로 대한민국의 저력을 보여 줄 책임이 있다. 세계인을 초청해놓고 우리 스스로 분열과 갈등의 이념 싸움에 골몰할 처지가 아니다. 하계와 동계올림픽을 모두 개최한 세계 8번째 나라, 세계 11위의 경제강국답게 성숙한 대한민국의 위상을 보여주자.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