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주식시장 동요에 위험자산 선호심리 위축
시중금리 본격 상승기… “특판 내세워 고객유치 경쟁”

#. 최근 대전 직장인 성모(34)씨는 가상화폐에 넣어뒀던 500만원을 뺐다. 성 씨는 "‘가상화폐 파티’가 끝났다는 분석이 속속 나오고 더이상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예·적금으로 돌아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가상화폐 폭락에 주식시장도 요동 치면서 또 다시 대규모 폭락장이 올 수 있다는 불안감에 그는 안전 자산인 예금과 적금으로 눈을 돌리기로 했다.

예·적금 재테크가 다시 각광받고 있다.

주식·가상화폐 시장 동요로 위험자산 선호 심리는 위축된 반면 시중금리는 본격적인 금리 상승기를 맞은 까닭에 투자보다는 개인뿐만아니라 기관·지자체에서도 수신 비율을 늘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지역 금융권에 따르면 예·적금 금리 인상 기조가 지난해 말부터 최근까지 지속되고 있다.

이에따라 1~2%대였던 시중은행들의 적금 금리 역시 3~4%대로 높아져 지속적으로 수신비율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파악된다.

시중은행들은 고금리 상품으로 신규 고객을 끌어들이고 저축은행도 점포 부족을 비대면 강화를 통한 계좌 개설로 만회하며 예·적금 유치 경쟁에 뛰어들었다.

KEB하나은행은 지난달 초에는 '하나된 평창 정기예금'의 기본금리를 1.718%에서 1.90%로 인상한 바 있다. 신한은행이 지난달 출시한 '신한 첫거래 세배 드림 적금'의 최고금리는 3.5%이며 우리은행의 '우리웰리치100 여행적금'은 4.7%에 달한다.

은행권에서는 한은이 올해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시중은행의 수신상품 금리 역시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한은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으로 국내 시장금리 역시 지속적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시중은행 수신상품의 금리도 지속적으로 인상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가입자 모시기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전했다.

은행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저축은행도 경쟁적으로 고금리 신상품을 내놓고 있다.

저축은행은 시중은행에 비해 점포수가 적어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비대면 거래 활용에 나서고 있다. OK저축은행은 연 2.6%를 제공하는 정기예금 특판으로 고객몰이에 나섰다. 웰컴저축은행 '첫거래우대 정기적금'의 금리는 연 3.1%다.

다만 은행이 예·적금 상품을 소개할 때는 최고금리부터 우선 제시한다. 자세히 살펴보면 기본금리는 1%대에 불과하고 까다로운 우대금리 조건을 충족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금리우대 받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금리를 최대한 적용 받으려 무리하게 조건을 맞추기보다는 자신의 경제 상황에 맞는 상품인지를 따져보는 게 먼저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금융감독원 대전충남지원 관계자는 "예·적금상품의 우대금리는 상대적으로 충족시키기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최근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 역시 첫 거래를 유도하는 것이 대부분이라 일반 개인들이 4% 이상의 금리를 받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섭 기자 aesup@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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