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논산시 은진면… ‘지정 예고’
높이 18.12m… 석굴암 보존불 3배
고려 광종 명으로 혜명이 제작
“독창성 갖춰… 불교조각 중요 위치”

▲ 문화재청은 1963년 보물 제218호로 지정한 '논산 관촉사 석조미륵보살입상'을 국보로 지정 예고했다고 13일 밝혔다. 문화재청 제공
1000여년 전 고려시대에 조성된 국내 최대 석불입상 ‘논산 관촉사 석조미륵보살입상’이 국보로 승격된다.

문화재청은 1963년 보물 제218호로 지정한 '논산 관촉사 석조미륵보살입상'을 국보로 지정 예고했다고 13일 밝혔다. 충남 논산시 은진면에 있는 이 불상은 ‘은진미륵’으로도 불리며 높이는 18.12m다. 5m에 달하는 경주 석굴암 본존불보다 세 배 이상 큰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고려 말 승려 무외가 쓴 ‘용화회소’와 고려 문인 이색의 ‘목은집’, 조선 시대 인문지리서인 ‘신증동국여지승람’ 등에 남아있는 기록에 따르면 고려 광종의 명으로 승려 조각장 혜명이 제작했다고 전해진다.

은진미륵은 석가모니가 열반한 후 56억 7000만년 뒤 세상에 나타나 석가가 구제하지 못한 중생들을 구제한다는 미래의 미륵불을 형상화한 것이다.

미륵신앙은 우리나라에서 현세는 힘들지만 미래에 구제된다는 희망을 상징하는 신앙으로 수용돼 왔다. 좌우로 빗은 머릿결 위로 높은 원통형 보관(불상의 머리에 얹는 관)을 썼고 두 손으로 청동제 꽃을 들고 있으며 지역성이 돋보이는 미감을 구현한 점이 특징이다. 정제되고 이상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한 통일신라시대 불상과는 달리 압도적 크기와 육중함, 파격적이고 대담하며 지역성이 돋보이는 미감을 구현하는 등 독창성과 완전성에서 높이 평가돼 왔다.

문화재청은 30일간의 예고 기간을 통해 각계 의견을 수렴한 뒤 국보 지정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은진미륵은 우리나라 불교신앙과 조각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유물로, 독창성과 완전성을 갖춰 국보로 지정할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며 “고려 불상 중 월등한 가치를 지닌 대상을 국보로 승격함으로써 이 시대 불교조각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보 가운데 고려시대 불상은 영주 부석사 소조여래좌상(제45호), 평창 월정사 석조보살좌상(제48-2호), 청양 장곡사 철조약사여래좌상(제58호), 금동삼존불감(제73호), 강릉 한송사지 석조보살좌상(제124호), 해남 대흥사 북미륵암 마애여래좌상(제308호) 등 6점이 있다.

이인희 기자 leeih57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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