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일이엔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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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7역으로 시선 붙드는 액션 스릴러 '월요일이 사라졌다'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 전세계 인구가 100억명에 육박하는 근미래. 기후변화와 식량난 등 온갖 부작용이 생기자 한 가구에 자녀를 한 명만 낳을 수 있는 산아제한법이 시행된다. 둘째부터는 아이를 정부에 넘겨야 한다. 정부는 인구과잉이 해소될 때까지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아이를 냉동수면기에 집어넣는다.

인구과잉은 그동안 다양한 영화들이 상상력을 동원해 해결책을 고민해온 문제다. 그중에서도 '월요일이 사라졌다'가 제시하는 방안은 꽤나 현실적이다. 산아제한은 인구과잉에 시달리는 여러 나라가 실제로 손쉽게 도입해온 정책이다. 영화에 여기에 냉동수면이라는 극단적 강제수단을 더해 전체주의적 디스토피아를 상정하고 시작한다.

그렇다고 인류 공통의 위기에 대한 고민거리를 무겁게 던지는 영화는 아니다. 스웨덴 출신 배우 누미 라파스의 1인7역 고난도 연기와 팀플레이 액션, 음모의 실체를 추리하는 묘미에 중점을 둔다.

테렌스 셋맨(윌럼 더포 분)은 자신의 딸이 일곱 쌍둥이를 낳고 죽자 손녀들을 모두 키우기로 결심한다. 정체를 들키지 않기 위해 일곱 명에게 일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이름을 붙이고 자신의 이름에 해당하는 요일에만 외출을 허락한다. 일곱 쌍둥이는 모두 카렌 셋맨이라는 하나의 이름으로 생활한다. 저녁엔 반드시 한자리에 모여 그날 일을 공유해야 한다.

어느 월요일 '먼데이'가 출근했다가 돌아오지 않으면서 사건이 시작된다. 정체가 발각돼 체포된 거라면 카렌 셋맨으로서 나머지 여섯 명도 죽은 목숨이나 마찬가지. 일곱 쌍둥이의 은신처에 정부 비밀조직 요원들이 들이닥친다. 일곱 쌍둥이는 이들과 맞서 싸우고 사라진 먼데이를 찾는 과정에서 니콜렛 케이맨(글렌 클로즈)이 이끄는 정부조직의 은밀한 계획에 자신들이 깊이 연루됐음을 알게 된다.

영화는 누미 라파스의 원맨쇼에 가깝다. 30년간 자라면서 각자 개성이 쌓인 일곱 쌍둥이 캐릭터를 목소리 톤까지 바꿔가며 혼자 연기했다. 건장한 남자들을 상대로 맨몸 액션을 벌이다가 어느새 자매간 미묘한 감정의 갈등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일곱 명의 인물에 엇비슷한 비중을 싣고 시작하는 점은 스릴러 액션으로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데 강점이 된다. '설마' 하는 순간에 주인공들이 죽어 나간다. 끝까지 모두 살리고 갈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웬즈데이는 무술과 권투에 능한 파이터, 프라이데이는 컴퓨터에 천재적 재능을 지닌 해결사다. 새터데이는 파티를 좋아하는 유쾌한 성격의 로맨티스트. 일곱 자매 중 누가, 어떤 장기를 발휘해 살아남는지 지켜보는 재미도 있다.

영화는 먼데이를 구출하는 과정에서 케이맨의 음모를 규명한 다음 권선징악의 결론을 내며 끝난다. 일곱 쌍둥이로 출발하는 신선한 설정에 비해 케이맨을 둘러싼 이야기는 다소 뻔하게 느껴진다. 전체주의와 자본주의의 폐해를 꼬집는 시도도 엿보이지만 그다지 깊은 통찰을 제시하지는 못한다. 15세 이상 관람가. 22일 개봉.

dad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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