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눈의 새러 머리 감독이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을 맡은 건 4년 전이다.

캐나다 하키의 '전설' 앤디 머리 감독의 딸인 그는 아버지로부터 "선진 하키를 선수들에게 전수해주라"는 격려를 받고 왔지만 당시 한국팀은 그야말로 '오합지졸'이었다. 12살 중학생, 미국 의대생, 입양아, 편의점 알바생 등 하키 하나만 보이고 모인 선수들을 '국가대표'로 만드는 건 그야말로 도전이었다.

KBS 1TV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기념해 20일 오후 7시 35분 시사교양 프로그램 '시사기획 창'에서 여자 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의 여정을 담은 '원 바디(One Body)! 끝나지 않은 도전'을 방송한다.

지난 4년간 머리 감독은 시합해준다는 곳이면 미국 미네소타, 뉴욕, 프랑스 등 어디든 달려가 경험을 쌓도록 격려했다. 선수들도 '전패 행진'에서 한 골 차 패배, 연장전 승부 등까지 실력을 쌓으며 점차 성장했다.

머리 감독은 "우리는 '가족' 같은 팀"이라고 자신감을 표했지만, 미국 전지훈련 귀국길에 공항에서 날벼락 같은 소식을 접한다. 올림픽이 한 달도 안 남은 시점에서 남북 단일팀을 추진한다는 것. 머리 감독은 "충격적"이라며 불편함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머리 감독은 이번에도 포기하지 않았다. 보름 남짓한 시간, 대표팀의 구호처럼 "원 바디!", 하나가 되는 수밖에 없다고 강조하며 극한 훈련에 나섰다.

북한 응원단과 정치인이 관중석을 채우고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치른 첫 경기 결과는 8:0, '완패'였다. 조별 예선 상대였던 스위스, 스웨덴, 일본은 세계랭킹 6위, 5위, 9위다. 대한민국은 22위, 북한은 25위이니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었다.

일본전에서는 선수들이 진통제를 맞아가며 몸을 던졌다. 그리고 드디어 기다리던 첫 골이 랜디 희수 그리핀의 스틱에서 터졌다. 비록 4:1로 졌지만, 선수들은 국민에게 희망을 선물했다. 그리고 선수들은 한동안 링크를 떠나지 못한 채 눈물을 훔쳤다.

'시사기획 창' 취재진은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의 여정을 지난해 4월부터 함께하며 선수들의 땀과 눈물, 가족 간 사랑, 팀의 시련과 극복을 섬세하게 담아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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