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시 배방읍 설화산 일원서
공동조사단 내일 개토제 개최
“폐 금광 희생자 수백명 추정”

한국전쟁기 민간인학살 유해발굴 공동조사단은 22일 오전 11시 아산시 배방읍 중리 산 86-1번지 일원에서 개토제를 개최하고 3월1일까지 제5차 유해발굴조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정전협정이 체결된 지 60년이 넘었지만 한국전쟁 당시 무고하게 희생된 민간인들에 대한 유해들은 전국 곳곳에 아직까지 방치되어 있다. 이에 한국전쟁유족회 등 시민단체들은 지난 2014년 2월 ‘한국전쟁기 민간인학살 유해발굴 공동조사단(이하 공동조사단, 단장 박선주 충북대 명예교수)’을 출범시켰다.

공동조사단은 5차 발굴조사지역인 아산시 배방읍 중리 설화산 폐 금광 지역에 대해 지난해 11월 16일부터 19일까지 네차례 시굴조사를 통해 한국전쟁 당시 희생자 최소 3명의 유해와 M1탄피 1점, 단추 등 유품을 발견했다.

이번 5차 발굴조사지역인 충남 아산지역은 1950년 9월부터 1951년 1월에 걸쳐 인민군 점령시기의 부역혐의와 그 가족이라는 이유로 민간인 800여명 이상이 적법한 절차없이 희생되었고, 특히 배방읍 설화산 폐 금광에는 최소 150~300여명의 희생자가 발생했다고 알려져있다.

한편 공동조사단이 한국전쟁 당시 무고하게 희생된 민간인의 유해를 발굴하기 시작한 2014년경부터 많은 광역자치단체와 기초자치단체에서 한국전쟁 민간인희생자들의 위령사업 등을 지원하기 위한 조례가 제정되어 왔다.

특히 이번 5차 발굴조사 예정지인 아산시 역시 2015년에 '아산시 한국전쟁 민간인 희생자 추모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으며, 지난 2017년 시굴조사와 이번 5차 발굴조사는 아산시 예산으로 진행돼 큰 의미를 가진다.

공동조사단 관계자는 “한국전쟁 당시 무수히 많은 민간인들이 뚜렷한 이유도 없이 죽임을 당한 뒤 지하 광산이나 이름모를 산속에 수십 년 동안 버려진 채 방치되어 왔다”며 “그나마 진실화해위원회가 일부 유해와 유품을 수습해 충북대학교에 임시 안치하였다가 2016년 세종시 추모의집으로 옮겨 모셨으나 진실화해위원회의 활동이 종료된 후에는 국가차원의 아무런 후속조치가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국가가 피해자와 유족들에게 마땅히 가져야 할 법적 정치적 책임은 고사하고 최소한의 윤리적 책임조차 지지 않고있다”며 “우리나라가 과거의 상처를 극복하고 사회통합을 이뤄 내 인권국가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국가폭력에 의해 희생된 분들의 진상규명이 우선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아산=이봉 기자 lb112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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