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권유로 스피드스케이팅 전향
차성남氏 대전서 식당 운영… 평창 현지서 열띤 응원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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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 차민규 선수와 아버지 차성남 씨
4년에 한 번 열리는 꿈의 무대 올림픽에서 영광의 메달을 목에 건 차민규(25) 선수가 주목을 받고 있다. 대전에 연고를 둔 차 선수는 지난 19일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에서 ‘깜짝 은메달’을 차지해 온 국민에게 기쁨을 선사했다.

차 선수의 값진 노력이 결실을 맺을 수 있었던 것은 그의 뒤에서 함께 울고 웃으며 물심양면 지원했던 ‘현명한 부모’가 있다. 현재 대전에서 식당을 운영 중인 차 선수 아버지 차성남(60·대전 거주) 씨는 아들이 운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묵묵히 뒷바라지를 해왔다. 차 씨는 대전출신으로 대전지역 대학을 졸업했다. 현재 회사를 퇴직하고 3년 전 대전 유성구에서 식당을 열었다. 평창에서 아들 경기를 응원 중인 차 씨는 20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포기하지 않은 노력의 결과”라고 평가했다.

어릴 적 차 선수는 코피가 자주 나고 유독 몸이 약했다고 한다. 안양 관양초등학교 4학년에 재학 중이던 차 선수는 약한 체력을 키우려고 처음으로 스케이트화를 신었다. 시작은 쇼트트랙이었다. 차 선수는 당시 남다른 소질을 보였고 본격적으로 쇼트트랙을 하기 위해 서울 동북중학교에 진학했다. 중학교를 서울로 진학하면서 아버지 차 씨는 3년 내내 아들의 등·하교를 책임졌다. 매일같이 새벽에 일어나 아들을 안양에서 서울 학교로 등교시키고 훈련이 끝나면 집으로 데려왔다.

차 선수가 동북고등학교에 입학하면서 아버지는 전폭적인 지원을 위해 서울로 이사를 결심했다. 차 선수는 서울 동북중·고 재학 시절 가능성을 인정받기도 했지만 쇼트트랙에는 워낙 강자들이 많아 빛을 발하기 힘들었다. 그래서 그는 한국체대 진학을 앞두고 과감한 선택을 했다. 쇼트트랙에서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종목을 전향을 시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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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전향을 망설였지만 지도 교수와 아버지 차 씨의 ‘교수님을 믿고 전향하라’는 조언을 듣고 결심을 굳혔다. 전향 초기 적응에 다소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스피드스케이팅으로 바꾼 것은 결국 신의 한 수가 됐다.

안타까움도 있었다. 차 선수는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 국내 선발전을 앞두고 오른발목 인대를 심하게 다쳤다. 아버지 차 씨는 주변에서 아들의 선수 생명이 끝났다는 말을 듣고 오랜기간 속앓이를 했다고 한다.

하지만 아픈 마음을 숨기고 묵묵히 아들을 응원했다. 부모님 응원과 소치올림픽에 출전한 한국 대표팀 선수들의 경기 모습을 TV로 지켜보며 차 선수도 이를 악물었다. 부상이 있었지만 차 선수는 부모님의 응원 덕에 금방 다시 일어섰고 평창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에서 1위와 0.01초 차이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차민규 선수는 "부모님께서 많은 응원을 해주셨다”며 “진짜 힘이 많이 됐다"고 말했다. 아버지 차 씨는 “아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노력 했기에 지금의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며 칭찬을 아끼지않았다. 이심건 기자 beotkkot@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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