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권력자이자 캠퍼스 왕”
피해학생 추가 증언 쏟아져
충북지방청 “신중하게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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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연합뉴스 자료사진
<속보>= 영화배우 겸 대학교수 조민기(52) 씨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조 씨의 ‘성추행은 명백한 루머다’라는 해명에 학생들의 추가 증언들이 쏟아지고 있다. 경찰은 내사에 착수했다.

20일 오후 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청주대학교 연극학과를 졸업하고 배우로 활동하고 있다는 송모 씨가 장문의 글을 작성해 올렸다.

송 씨의 글에는 “조민기 교수가 억울하다며 내놓은 공식입장을 듣고 분노를 도저히 견딜 수 없었다”며 “나와 친구들, 학과 선·후배들이 당했던 일은 명백한 성추행이었고 또 다른 피해자가 두려워하며 지낼 거라는 생각에 글을 쓴다”고 밝혔다.

송 씨는 “학과 내에서 조민기 교수의 성추행은 공공연한 사실이고 예술대학에서 배우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조민기 교수는 절대적인 권력이자 캠퍼스의 왕이었다”며 “수년 동안 조민기 교수는 자신의 오피스텔이나 노래방 등에서 여학생들을 상대로 강제로 신체접촉을 하거나 성적수치심을 일게 하는 농담들을 일삼았다”고 당시의 세부적인 상황과 발언과 행동 등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했다.

같은 날 청주대학교 홈페이지에도 ‘조민기 교수 성추행에 대한 피해 사실을 고발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연극학과 졸업생이라고 밝힌 작성자는 “조민기 교수가 학생들의 피해 사실이 수두룩 한데도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한 것을 보니 어이가 없고 너무 화가 난다”며 “조민기 교수는 수년 동안 제자들을 상대로 성추행을 해왔고 나도 피해자 중 한명”이라고 밝혔다.

그는 “재학시절 조민기 교수가 오피스텔로 불러 술을 마시게 한 뒤 신체접촉을 시도했다”며 “당시에 너무 무섭고 당황스러워 아무 행동도 취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용기 내 자신의 상처를 드러낸 친구들이 있으니 나 또한 더 이상 조용히 있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앞서 조민기 씨는 교내 성추행 문제로 사표를 제출, 수리됐다는 등의 보도에 “성추행은 명백한 루머고 사표를 낸 것은 강연 내용이 부적절했다는 지적에 도의적인 책임감에 따른 것”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잇단 폭로가 이어지자 다음날 조 씨는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에 충북지방경찰청은 21일 조 씨의 여학생 성추행 의혹에 대해 내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SNS와 대학, 언론 등을 통해 의혹이 제기된 만큼 신중하게 확인하고 있다”며 “다만 사회적으로 큰 이슈이고 피해자들에게 2차, 3차 피해로 이어질 수 있어 조심스러운 입장”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지난 20일 조 씨가 재직했던 대학 측에 성추행에 대해 진상 조사한 내용을 요청했다.

이 같은 논란이 확산되자 조 씨는 출연이 예정된 드라마에서도 하차했다. 조 씨는 2004년 이 대학 겸임교수로 임명됐고 2010년 조교수로 정식 임용됐다.

진재석 기자 luck@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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