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복 착용 교칙위반 벌점

매년 심해지는 겨울 추위에 교복을 입는 여학생들이 적잖은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일부 학교에서 치마만 입도록 규정한 교칙으로 역대급 한파 속 치마를 입어야 하기 때문이다.

21일 대전지역 중·고등학교 등에 따르면 대부분 학교에선 일탈을 우려해 교복은 치마로 의무화하고, 일부 학교에서만 날씨가 많이 춥거나 사정이 있으면 바지를 혼용해 입도록 허용하고 있다.

교복이 학생의 신분을 상징하는 만큼 규율을 지키는 데 있어 복장이 큰 부분을 차지해 등교 시 정해진 대로 입는 것이 좋다는 게 학교 측의 입장이다. 하지만 여학생들은 추위속에도 교복 치마만 입는 게 과연 학생다운 것인지 모르겠다면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스타킹만으로 추위를 견뎌야 하는 상황이라 이를 바라보는 학부모들도 심정도 비슷했다.

고교생 박모(17·여) 양은 “올 겨울 아침 기온이 영하 15도 떨어졌는데 교복 치마를 입고 학교에 등교하느라 동상에 걸리는 줄 알았다”며 “교복 치마 안에 체육복을 입고 등교 하면 교칙 위반이란 점을 들어 벌점을 매겨 어쩔 수 없다”고 토로했다.

고등학교 1학년 딸을 둔 학부모 김모(46·여) 씨는 “치마만 입고 떨면서 등교하는 아이를 볼 때마다 너무 속상하다”며 “요즘 같은 시대에 이런 규제가 있다는 것이 이해가 안된다”고 말했다. 때문에 아무리 두꺼운 스타킹을 신어도 추운 건 여전하고 영하의 날씨에는 보온이 필요하기 때문에 치마 대신 바지나 체육복을 입어도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반면 학교 측은 교복의 단정함과 교칙이란 점을 들어 치마를 입는 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학교마다 자율적으로 교칙을 통해 교복을 정할 수 있지만 일탈에 대한 우려와 함께 교칙 변경 후 학생들의 복장이 너무 자유로워질까봐 하는 우려도 내비치고 있다.

한 고등학교 교사는 “학생들이 규율을 지키는데 교복이 일정 부분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며 “교복 치마 대신 체육복을 입고 등교하는 모습은 단정해 보이지 않고 여학생은 치마를 입는 것이 학생답다고 보는 시선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여학생들에게 여러가지 불만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만약 교복과 관련한 논의를 시작한다면 치마대신 성별에 관계없이 교복을 모두 바지로 바꾸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의견을 피력했다.

이심건 기자 beotkkot@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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